“‘미나리’는 작품상감” 골든글로브 꼬집은 외신들

‘미나리’,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
외신 “작품상 배제, 할리우드의 인종차별”

영화 '미나리'의 한 장면 속 출연진. 왼쪽부터 스티븐 연, 앨런 S. 김, 윤여정, 한예리, 노엘 게이트 조. 연합뉴스

한국계 미국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미나리’가 28일(현지시간)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자 외신들이 “외국어영화상이 아닌 작품상감”이라는 흥분된 반응을 보였다. 주최 측이 대사 규정을 이유로 ‘미나리’를 작품상 후보에 올리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며 “작품상을 놓고 경쟁했어야 할 가장 미국적인 이야기”라고 재차 꼬집은 것이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제작사 ‘플랜B’에서 내놓은 미국 영화다. 그러나 대화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골든글로브 규정에 따라 외국어영화상 부문에만 노미네이트됐다.

이에 AP통신은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빛낸 사실상의 우승작은 ‘미나리’”라며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EPA)는 비영어권 대사 때문에 ‘미나리’의 작품상 수상 자격을 박탈해 비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dap통신 역시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오른 유일한 미국 영화였다”며 “이 영화는 한국계 미국인을 중심에 둔, 본질적으로 미국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인함을 상징하는 한국의 전통 약초에서 제목을 따왔다”며 “미나리는 (한인 이민자) 가족이 고난 앞에서 찾아낸 끈기와 신뢰에 대한 은유”라고 소개했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는 28일(현지시간) 오후 열린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미나리'를 선정해 발표했다. 골든글로브 홈페이지 캡처

뉴욕타임스(NYT)는 “정 감독은 미국 감독이고 미국에서 영화가 촬영됐으며 미국 업체의 투자를 받았음에도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만 올라 작품상 부문에서 경쟁할 수 없었다”며 골든글로브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출연진도 연기상 후보에 오를 자격이 있었지만 상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CNN 방송도 “(‘미나리’의 작품상 후보 배제는) 할리우드의 인종차별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게 했다”며 “미국은 인구의 20% 이상이 집에서 영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꼬집었다. 대만계 미국인인 사회학자 낸시 왕 위엔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너는 어디 출신이냐’는 질문처럼 느껴진다”며 “만약 당신이 동양인 외모를 가지고 있다면 미국 출신이 아니어야 한다는 가정과도 같다”고 분노했다.

비영리단체 ‘미국인을 정의하라’ 샬린 히메네스 이사 역시 “미국 가정에서 350개 이상의 언어가 사용되는 현실에서 외국어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반문하며 “‘미나리’와 같은 영화에 대한 우리 내면의 편견을 조사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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