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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연습” “인형일 뿐” 아동리얼돌금지법에 댓글전쟁

국회 입법예고 홈피 의견 5000개 육박

지난 2019년 20대 국회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등장한 리얼돌. 뉴시스

평소 안건당 10개 안팎의 의견이 올라오는 국회입법예고 사이트에 1일 현재 4800개가 넘는 의견이 올라올 정도로 첨예하게 찬반 격론이 벌어지는 법안이 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5일 대표발의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일부개정안이다. 이는 어린이·청소년을 떠올리게 하는 외모로 만들어진 ‘리얼돌’에 대한 규제를 최초로 명시한 법안이다. 앞서 송 의원은 특정인의 얼굴·신체·음성을 이용한 리얼돌을 규제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두 법안을 종합하자면 리얼돌 자체는 별도의 제재를 받지 않지만, 아동·청소년으로 보이도록 제작되거나 현실에 존재하는 특정인을 떠올리게 하는 리얼돌은 법적으로 규제 대상이 된다.

송 의원 등은 아청법 일부개정안의 제안 이유 및 주요 내용을 통해 “최근 사용자의 성적 만족을 위해 인간 형상으로 만들어진 성기구, ‘리얼돌’이 등장하고 있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앞으로 더 인간과 비슷하고 정교한 형태의 성기구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현행법상 이에 대한 제도적 제한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아동의 형상을 한 성기구까지 수입·제작·판매 등이 될 수 있어 아동이 성적 대상화되고 범죄에 잠재적으로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며 “영국이나 캐나다, 미국, 호주, 등 ‘리얼돌’을 허용하고 있는 국가에서도 아동 형태의 성기구는 제작, 판매 및 소지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입법예고 홈페이지 캡처

해당 법안은 아동·청소년 형태의 성기구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이를 제작하거나 판매, 소지하거나 이러한 행위를 하는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 등에 대해 처벌 규정을 마련했다.

법안은 아동·청소년신체형상성기구를 ‘성적 만족을 위한 것으로서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되고 사용자의 성교 또는 유사 성교 행위의 대상으로 사용되기 위한 기능을 가진 인체 형상의 장난감·인형·기계 등의 물품’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를 제작 또는 수입·수출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의 벌금을, 구입하거나 소지한 자에게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을 처하도록 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연합뉴스

아청법 개정안은 지난달 8일 소관 위원회인 여성가족위원회에 회부된 뒤 같은 달 23일 입법예고됐다. 입법예고 기간이 끝나는 오는 4일까지는 국민들이 해당 법률안에 대해 의견을 자유롭게 표시할 수 있다.

이에 국회 입법예고 홈페이지에는 1일 오후 기준 4800개가 넘는 의견들이 달렸다. 비슷한 시기에 입법 예고된 다른 법률안에는 보통 10여건, 많아야 100여건의 의견이 제출된 것에 비하면 폭발적이라고 할 만큼 의견들이 쏟아졌다. 여초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와 남초 성향 커뮤니티에서 각각 링크를 ‘좌표’ 찍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내용은 찬성과 반대로 극명하게 갈렸다.

비슷한 시기 올라온 다른 법안과 비교하면 해당 법안의 의견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국회 입법예고 홈페이지 캡처

해당 법안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리얼돌은 여성과 아동들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 “여성·아동 형태 성기구 활성화로 성범죄가 늘어날 것”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법안을 반대하는 사람도 있느냐는 식의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딥페이크 문제처럼 존재하는 사람과 유사한 형상을 가질 수 있고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며 “성인뿐 아니라 아동의 모습을 한 리얼돌이라면 당연히 지탄받고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누리꾼 역시 “인형이라 하더라도 아동의 외형을 가진 대상을 성욕해소 수단으로 사용하면 아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당연히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입법예고 홈페이지 캡처

반면 반대 측은 리얼돌이 인형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적 영역에서 개인의 자유에 대한 과잉규제라는 주장이다.

한 누리꾼은 “(리얼돌은) 어디까지나 인형이다. 인형은 피해자가 될 수 없다”며 “이를 소지한 사람이 성범죄를 저지를 거라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 역시 “성인이 성인용품을 사용하는데 국가에서 왜 개인의 성욕을 통제하고 성범죄자로 취급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가상의 아동·청소년이 아닌 실존하는 아동을 보호해 달라”고 비꼬았다.

앞서 송 의원은 특정인의 얼굴·신체·음성을 이용한 리얼돌 사용자의 성교 또는 유사 성교 행위의 대상으로 사용하기 위한 기능을 가진 인체 형상의 장난감 등을 처벌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대표발의한 바 있다. 이는 현재 입법예고 과정을 거쳐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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