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쏘, 미라이 제쳤지만… 아직 갈길 먼 한국 ‘수소 경제’

세계의 총성 없는 전쟁터 된 ‘수소 경제’

세계 각국 주도권 다툼
日 2014년 도요타 ‘미라이’ 출시
해외 액화수소 프로젝트까지
호주·EU 등 재생에너지→수소 생산 박차
재생에너지 기반 취약 한국
수소차는 세계 1위
연료전지 원천기술·부생수소 등 과제 산적


‘수소’라는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원을 상용화하는 ‘수소경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국들이 전쟁에 뛰어들었다.

수소 생산과 유통, 활용까지 이어지는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위해 각국은 자국의 강점을 앞세우고 있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원이 풍부한 호주나 유럽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수소로 치환하는 친환경 수소 생산에 역점을 뒀다. 한국처럼 상대적으로 재생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국가들은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발전 등 수소 연료 활용 기술 개발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수소경제 레이스를 가장 일찍 시작한 일본이 대표 사례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도요타가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한 2014년부터 수소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됐다. 수소차 확산을 위해 필수적인 수소충전소 보급도 속도가 빠르다. 일본 전역에 설치된 수소 스테이션(충전소)은 지난해 10월 기준 135곳에 달한다. 47곳인 한국보다 3배 규모다.

수소 생산 체계 구축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4년 6월 발표한 수소연료전지 전략 로드맵에서 2030년까지 ‘수전해 설비’를 통한 수소 생산체계를 구축해 수소 생산 가격을 낮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전해는 재생에너지에서 얻은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이다. 가장 친환경적 생산 방식으로 꼽힌다. 해외 자원을 활용한 수소 공급 체계도 구축했다. 호주에서 수소를 액화해 일본까지 수송하는 프로젝트를 2015년부터 추진해왔다. 지난해 6월에는 고베에 액화수소 수입기지를 완성하기도 했다.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2019년쯤부터 수소경제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했다. 호주와 유럽연합(EU) 등 자연환경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수전해를 이용한 수소 생산 능력 확충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8월 수전해 설비 구축 사업인 ‘웨스턴 시드니 그린 가스 프로젝트’에 1500만 달러(약 169억원)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남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는 4000만 달러(약 450억원)의 정부 보조금과 융자 지원을 받아 수소 공원 등을 구축키로 했다.

EU 역시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한 수소 공급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EU는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 중 재생에너지 비중을 32%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렇게 확보한 재생에너지 중 잉여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생산한 수소를 토대로 산업 범위를 확대해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EU 집행위는 2050년까지 3단계에 걸쳐 수소경제를 확대하는 내용의 ‘수소산업육성전략’을 발표했다. 2024년까지 최소 6GW의 수전해 시설을 구축하고 수소 버스나 트럭용 충전소 보급도 확대하는 것이 1단계 목표다. 2025~2030년에는 2단계로 수전해 시설을 40GW까지 확충한 뒤 3단계로 2050년까지 500GW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500GW는 구형 원전 500기 분량에 해당하는 설비용량이다.

재생에너지 기반이 취약한 한국은 유럽·호주보다는 일본 모델에 가깝다. 정부는 2019년 1월 발표한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2025년까지 수소차 10만대 양산 체제 확보 등을 선언했다. 지난해 현대차 ‘넥쏘’는 도요타 미라이를 제치고 전 세계 수소차 시장 점유율 1위(56.3%)를 차지했다. 그러나 낙관할 수만은 없다. 김진우 연세대 특임교수는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수소차 기술력과 달리 수소연료전지의 경우 국내 원천기술 부재와 부생수소(석유화학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수소) 의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세종=이종선 신준섭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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