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제임스 딘을 닮은 버려진 정원의 저 남자…

헤르난 바스 개인전, ‘스페이스K 서울’서

손길이 닿지 않아 무성해진 잡풀. 폐허가 된 정원에 캐딜락이 버려져 있다. 한 남자가 유리창이 깨진 채 녹슨 차에 기대듯 앉아서 생각에 잠겼다. 화폭 속 주인공 청년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핑크 플라스틱 미끼 새', 면에 아크릴, 2016년 작. 스페이스K 서울 제공

쿠바 태생의 미국 작가 헤르난 바스(43)가 서울 강서구 마곡동 ‘스페이스K 서울’에서 의 개인전 ‘모험, 나의 선택’을 하고 있다. 겨우 40대를 넘은 나이지만 이미 LA현대미술관(2005), 브루클린미술관(2009), 베니스비엔날레(2009) 등에 소개되는 등 주류 미술계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작가다.

바스는 스토리텔링이 연상이 되는 화면 구성이 특징이다. 평소 관심을 가져온 고전 문학이나 종교, 신화, 영화 등에서 영감을 얻는 그가 주로 표현해온 것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떠올리게 하는 소년의 성장 서사다. 배 위에서 홀로 파도와 싸우는 소년을 담은 회화 등이 그렇다.

이번 전시에서는 개인사를 넘어서 사회 문제로 보폭을 넓혀가는 태도의 변신이 두드러진다. ‘핑크 플라스틱 루어(미끼)’라고 제목이 붙여진 그림이 대표적이다. 화면 왼쪽 박스에는 루어 낚시 미끼인 진분홍 플라스틱 플라밍고 새가 잔뜩 쌓여 있다. 그걸 보고 날아온 진짜인 흰색 플라맹고는 정작 풀숲에 버려진 그물에 발이 묶여 버렸다. 195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날아온 이민자들의 현실을 꼬집는 그림이다. 그런데 캐딜락에 기대어 앉은 저 남자, 반항적인 태도가 낯익다. 그 당시 최고의 배우 제임스 딘을 모델로 해서 그렸다고 한다. 전시는 5월 27일까지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