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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수선공 일하며 12억 기부했다…80대 구두 장인의 삶

국민이 뽑은 46명의 의인들…‘국민추천포상’ 발표

2020년 9월 24일 전남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김병양(84) 할아버지. 서울 명동에서 구두수선공을 했던 김 할아버지는 지난 4월 12억 원 상당의 재산을 전남대에 기부했다. 전남대학교 제공 뉴시스

2일 사회 곳곳의 숨은 의인을 국민으로부터 추천받아 정부가 포상하는 ‘국민추천포상’이 선정·발표됐다.

국민추천포상은 국민이 봉사·기부, 인명구조, 환경보호, 국제구호, 역경 극복, 사회화합 분야에서 숨은 이웃을 추천하면 정부가 포상하는 제도로, 지난 2012년 처음 시행돼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사회 곳곳의 숨은 의인을 국민으로부터 추천 받아 정부가 포상하는 '국민추천포상'의 수상자 46명이 2일 선정·발표됐다. 사진은 국민훈장 수상자들. 행정안전부 제공 뉴시스

2019년 7월 1일부터 2020년 6월 30일까지 추천받은 755건 가운데 현지 조사, 국민추천포상심사위원회 심사, 국민 온라인 투표를 거쳐 수상자가 선정됐다.

특히 올해는 국민 온라인 투표를 실시해 국민이 뽑는 유일한 포상의 의미를 더했다.

국민추천포상 최고 등급 훈장인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 이들은 선한 미소가 똑 닮은 전종복(81)·김순분(73)씨 부부다.

이들은 지난해 5월 21일 부부의날에 재산 30억원을 가난한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바보의 나눔 복지재단’에 기부했다.

노부부는 소위 말하는 ‘부자’가 아니다. 한때는 집이 홍수에 잠겨 냉골로 겨울을 난 경험이 있을 정도로 평범했다. 전씨가 병원 총무과장으로 일해 받은 월급 2만원 중 1만8000원을 저금하고 2000원으로 살았을 정도로 아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투자한 토지가 국가에 수용됐고, 이때 받은 보상금을 기초자금 삼아 투자한 부동산이 제법 큰돈이 됐다고 한다.

노부부는 자신들에게 찾아온 행운으로 이웃에게 따스한 손길을 건네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계기는 2007년 전씨가 지붕에서 떨어져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부터였다. 그후 부부는 1주일에 1~2회는 프란치스코 장애인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어려운 이웃과 시설에 후원했다.

노부부는 “오래전부터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야겠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긴 것일 뿐”이라며 “떠나기 전에 남은 재산도 소외계층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했다.

대하장학재단 이사장인 명위진(79)씨도 노부부와 함께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게 됐다.

명씨는 2009년 자비 40억원으로 재단을 설립해 전국의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380명의 대학생이 11억1000만원에 달하는 장학금을 받았다. 간암을 앓던 배우자가 세상을 떠난 뒤로는 병원에 19억원을 후원했다.

김영석씨(91)와 양영애씨(83·여) 내외가 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본관에서 평생 과일 장사를 하며 모은 전 재산 400억원을 기부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훈장 목련장은 서울 명동 입구 건물 모퉁이에서 50여년 구두 수선공으로 일하며 모은 재산 12억원을 기부한 명품 수선의 장인 김병양(84)씨와 50년간 과일을 팔아 모은 재산 400억원을 쾌척한 김영석(93)·양영애(85)씨 부부가 각각 받았다.

국민훈장 석류장은 개그맨 조정현(60)씨가 받게 됐다. 조씨는 1999년 뇌출혈로 쓰러져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이후 재난 현장을 다니며 27년 동안 봉사하고 7400만원을 기부한 공로가 인정됐다.

또 2G폰을 쓸 정도로 검소하게 생활하며 모은 돈 18억원을 기부한 권오록(85)씨도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게 됐다.

국민훈장 6명, 국민포장 7명, 대통령표창 15명, 국무총리표창 18명 등 수상자 46명에 대한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은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며 정세균 국무총리가 수상자들에게 훈·포장을 직접 달아주고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이재영 행정안전부 차관은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계신 숨은 영웅을 찾아 국민추천포상을 전달하고 감사를 표해 왔다”며 “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희망의 메시지가 널리 전해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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