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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코로나19’ 불안에도 이라크 방문하는 교황

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경찰관 한 명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포스터가 내걸린 성요셉 칼데아 가톨릭 성당 앞을 지나고 있다. 오는 5일부터 8일까지 로마가톨릭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할 예정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성당을 찾을 예정이다. 연합뉴스

이라크 현지의 코로나19 사태와 치안 악화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프란치스코(85) 교황은 방문을 강행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교황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교황의 이라크 방문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안다며 “단호하시다고 한다”고 말했다고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교황이 ‘목자’의 마음으로 가시는 것 같다면서 5∼8일 3박4일로 교황의 이라크 방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교황이 2015년 분쟁 지역인 케냐·우간다·중앙아프리카공화국 3개국을 순방하기 전에도 안전 우려가 나오는 등 비슷한 여론이 있었으나 결국은 방문을 실행했다고 짚었다.

로이터통신 역시 바티칸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염려가 있지만 교황의 이라크 방문 준비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교황은 불안해하는 보좌진에게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며 이미 마음이 굳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교황청의 마테오 브루니 대변인도 이날 교황의 이라크 방문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면서 “이번 방문은 이라크와 이라크 국민, 그곳의 기독교인들에게 사랑을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라며 의미를 설명했다.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 지도자인 교황의 이라크 방문은 역사상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으로서도 2019년 11월 일본과 태국을 방문한 이래 1년4개월 만의 이탈리아 밖 첫 사목 방문이라는 의미가 있다. 교황은 코로나19 사태로 장기간 중단된 해외 사목 방문을 조속히 재개해 고통을 겪는 신자들에게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랴르 와르다 이라크 아르빌지역 대주교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교황은 자신이 어디를 가려 하는지 잘 안다”며 “전쟁과 폭력에 찢긴 나라를 찾아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방문을 바라보는 교황청 안팎의 시선은 여전히 불안과 염려가 교차한다.

이라크 내에 전파력이 큰 영국발 변이가 확산하는 데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공격도 그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교황 방문지 가운데 하나인 바그다드 그린존(외교 공관과 이라크 정부청사가 있는 고도 경비구역)에 로켓포 3발이 떨어진 데 이어 전날에는 교황의 현지 방문 준비를 총괄해온 주이라크 교황청 대사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우려를 증폭시켰다.

일각에서는 교황 방문 기간 열릴 실내외 행사에서 사람들의 운집에 따른 지역 전파 확대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아르빌 경기장에서 1만명 규모의 신자들과 함께 대규모 미사를 개최하는 일정은 특히 많은 이의 우려를 산다. 이라크는 이제 막 중국산 백신을 들여와 접종을 시작한 상황이다.

베네딕토 16세(94) 전 교황도 최근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중요한 방문”이라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안전과 보건 측면에서 위험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베네딕토 16세는 “불행히도 매우 어려운 시기에 방문 일정이 잡혔다”며 “기도로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라크 당국은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교황의 신변안전을 확보하고 보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가용한 수단을 모두 동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1만명의 보안요원을 배치해 삼엄한 경비를 펼치는 한편 공식 행사에서는 마스크 의무 착용과 안전거리 유지 등 개인방역 조처를 준수하도록 할 방침이다.

교황은 현지에서 이동할 때 안전을 위해 무개차(無蓋車) 대신 지붕이 있는 방탄차량을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수행단 20여명과 기자단 70여명이 이번 방문에 동행할 예정이다. 교황을 포함해 이들 모두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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