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文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했다” 英이코노미스트 비판

투기꾼 잡으려다 사태 악화…주택소유자, 실수요자 모두 불만

서울 시내 아파트. 연합

세계적인 시사 주간지인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정부 시도가 사태 악화시켰다”며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3일 ‘한국 정부는 집값을 낮추는 데 실패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부동산 가격 폭등을 꼬집었다.

기사는 “노원구와 같은 평범한 지역에서도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폭등을 관찰할 수 있다”며 시작한다.

이코노미스트 캡처

이코노미스트는 KB국민은행 통계를 인용해서 지난해 말까지 3년 동안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58% 올랐다면서 서울의 아파트값이 런던과 비교해서도 높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가 분석한 집값 폭등의 원인은 우선 한국인들이 자산 대부분을 부동산으로 소유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또 코로나 사태의 충격을 막기 위해서 시중에 초저금리로 공급된 자금과 이로 인한 수요도 문제였다. 자금과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이를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는 설명이었다.

이코노미스트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시도가 사태를 더 악화시킨 것”이라며 정부의 첫 번째 시도가 ‘투기꾼’에 대한 선전포고였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투기꾼을 상대로 주택담보대출 제한, 보유세 인상 등 20여개의 수요 억제 정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을 냉각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부연했다. 오히려 이런 정책이 잠재적 매도자들이 부동산을 시장에서 거둬들이도록 만들었다는 분석이었다.

김준형 명지대 교수는 이코노미스트에 “정부가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오해하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투기 문제에 집중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요에 걸맞은 고급 아파트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 이코노미스트는 ‘유권자들은 행복하지 않다’는 기사의 부제처럼 한국민의 반응도 직접 들었다.

지난 1월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공인중개사가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정책이 주택 소유자와 실수요자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아파트를 소유한 A씨는 “정부가 세금을 얼마나 인상했는지 믿을 수가 없다”며 “아파트를 소유했다고 벌을 받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반면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보고 있는 최호(36)씨는 오히려 “(이번 정부는) 사람들이 집을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A씨와 최씨는 모두 지난 투표에선 여당에 표를 던졌지만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또 집을 살 생각이 없는 청년층에게도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동부 변두리에서 작은 스튜디오를 구하려는 제나 김(24)씨는 1500만원 보증금으로 “살 곳이 없다”고 한탄했다.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바라본 한 신축아파트단지 앞에 대한민국정부기가 펄럭이고 있다. 뉴시스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정부가 방침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2025년까지 수도권 60만호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2·4 부동산 대책이 그것이다.

하지만 “세금 인상으로 이미 화가 난 주택 소유자들이 대규모 공급 전망으로 더 짜증 날 수 있고 (수요자를 위한) 새 주택 공급에도 수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월에는 서울시장 선거가,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