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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공급 지연에 EU 각자도생… 물량 찾아 중·러·이스라엘로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 “승인 속도 느려 EU에 의존할 수 없어”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은 러시아 ‘스푸트니크 V’ 개별 승인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가 1일(현지시간) 비엔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공급난에 유럽이 분열되고 있다. 당초 유럽연합(EU) 당국이 주도적으로 27개 회원국에 백신을 배포한다는 구상이었으나 물량 부족과 계약 분쟁 등으로 접종에 차질이 빚어지자 각자도생에 나서는 분위기다.

미국 CNN방송은 2일(현지시간) EU 회원국들이 코로나19 백신을 공급받기 위해 중국, 이스라엘, 러시아 등 역외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4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함께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다. 쿠르츠 총리는 지난달 27일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이스라엘, 덴마크와 협력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쿠르츠 총리는 EU의 백신 전략과 규제 기관인 유럽의약품청(EMA)에 대해 그간 날카롭게 비판해 왔다. 쿠르츠 총리는 “EMA의 승인 속도가 너무 느리다”면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비하고 새로운 백신을 생산하는 데 EU에 더 이상 의존할 수 없다”고 현지 공영방송 ORF에 말했다.

슬로바키아는 지난 1일 헝가리에 이어 두 번째로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 V’에 대해 긴급 사용을 승인하고 200만 회분을 구매키로 했다. EMA가 승인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푸트니크 V 개발 지원과 생산·공급을 담당하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슬로바키아의 승인은 러시아 임상 결과와 슬로바키아 전문가 평가 등에 기초해 이뤄졌다”면서 “많은 유럽 국가들로부터 스푸트니크 직접 주문 의뢰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EU 회원국 최초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개별 승인한 헝가리는 중국 시노팜 백신도 도입해 접종 중이다. 졸탄 코바치 헝가리 국무부 장관은 CNN에 “백신 접종은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 효과성과 신뢰성의 문제”라면서 “EU의 통합 백신 전략은 영국, 이스라엘, 미국의 전략과 비교하면 명확히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총인구 4억5000만 명의 EU는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등 백신 제조사들과 23억 회 주사분의 백신을 계약했지만 공급은 원활하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까지 EU 인구 4억4700만명 중 코로나19 백신 1회차를 접종한 것으로 추산되는 비중은 5.5%에 불과하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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