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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일요일’ 사흘 만에 또 발포… 미얀마 시위대 10여명 사망

3일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쿠데타 불복종 시위에 나선 시민들이 진압 경찰의 발포가 시작되자 도로에 엎드리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경찰의 실탄 사격으로 만달레이에서만 2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反) 군부 쿠데타 시위가 한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미얀마에서 보안군이 3일(현지시간) 또 다시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최소 10여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28일 18명 이상이 숨진 ‘피의 일요일’ 이후 사흘 만에 대규모 유혈 사태가 재연된 것이다. 특히 전날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차원에서 미얀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지만 군부는 아랑곳 않고 폭력 진압을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은 밍잔에서 10대 소년 1명, 몽유와에서 여성 1명과 남성 4명, 만달레이 2명, 수도 양곤 3명, 파칸 2명 등 최소 13명이 이날 하루 동안 군경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몽유와에서 7명, 만달레이에서 2명, 밍잔에서 1명 등 최소 10명이 사망했다고 각지의 의료진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만달레이에서 나온 사망자가 37세 남성과 19세 여성이라고 전하며 두 사람의 사진을 공개했다. 남성은 가슴, 여성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시위 상황을 보도한 내외신 기자 6명이 공공질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는 소식도 보도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밤 미얀마 사태를 언급하며 “억압보다 대화, 불화보다 화합이 먼저다. 미얀마 국민의 염원이 폭력으로 꺾일 수 없다”며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구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석방과 민주정권의 복원을 촉구하는 시민 불복종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양곤을 비롯해 미얀마 곳곳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하루 전인 지난 2일에는 아세안 회원국 외교장관들이 화상 회의를 열어 미얀마 사태를 논의했지만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아세안 의장국 브루나이가 의장성명을 통해 “모든 당사자가 추가 폭력을 자제하고 최대한의 자제력과 유연성을 보이기를 촉구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을 뿐 아세안 차원의 공동성명은 회원국 간 이견으로 채택이 불발됐다. 군정 측은 아세안 회의에서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부정이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부정선거 때문에 부득이 쿠데타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웃 국가들에 강변한 셈이다.

총선에서 당선됐으나 군부 쿠데타로 취임하지 못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측 의원들의 모임인 CRPH(연방의회 대표 위원회)는 전날 성명을 통해 장관대행 4명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군부 쿠데타로 문민정부 내각 장관들이 무더기로 체포됨에 따라 이들을 대신할 인사를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유엔 총회에서 쿠데타를 비판한 뒤 군부로부터 해임을 당한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도 유엔에 서한을 보내 “미얀마 민주정부에 맞서 불법 쿠데타를 저지른 가해자들은 우리 대통령의 합법적 인가를 철회할 어떠한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내가 여전히 미얀마의 유엔대사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형민 조성은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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