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에 반대 목소리를 낸 윤석열 검찰총장의 행보가 연일 이목을 끌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윤 총장 거취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혀 강제 해임 가능성이 제기됐다. 반면 일각에선 윤 총장이 이르면 4일 사의 표명을 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강제 해임이냐, 자진 사의냐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총리는 지난 3일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여당이 추진 중인 중수청에 대해 윤 총장이 반발한 것과 관련, “윤 총장의 거취 부분에 대해 대통령께 건의하는 것도 고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수청에 대해 반기를 든 것을 두고 “정치하는 사람의 모습”이라고 지적한 정 총리는 “검찰총장도 행정가의 모습을 잃어버리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이 생기게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정 총리는 또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해임할 수 있냐는 물음에 “(대통령이) 임기직 공직자에 대해 임명권만 있다고 주장하는 분도 있고 면직할 권한까지 있다고 보는 경우도 있다”며 “면직하는 사유가 국민이 납득하는 사유가 있느냐 없느냐를 갖고 판단을 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윤 총장도 이날 주변에 자진 사의를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는 윤 총장과 가까운 인사의 말을 인용해 이르면 4일 사의를 표명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주변에 “나 때문에 중수청을 도입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을 망가뜨리려고 하는 게 분명하다. 더 지켜볼 수 없다. 내가 그만둬야 멈출 것”이라며 총장직 사의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윤 총장은 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나를 징계할 때까지만 해도 중수청 얘기는 없지 않았냐”고도 했다고 한다. 윤 총장과 가까운 인사는 “윤 총장이 주변에 4일 사의를 표명하겠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총장은 4일 오전 휴가를 냈다.

윤 총장은 전날 오후 2시쯤 대구고검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중수청 입법 움직임에 대해 “지금 진행 중인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이라고 하는 것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며 “(‘검수완박’은) 헌법정신에 크게 위배되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윤 총장은 또 총장직 중도 사퇴 의사를 묻는 취재진에게 “지금은 그런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답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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