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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에 ‘붉은 끈’ 매준 아빠…끝내 숨진 미얀마 소녀

다정한 모습의 치알 신(왼쪽)과 그의 아버지. 트위터 캡처

미얀마 반(反)쿠데타 시위에 참가했다가 군경의 총격으로 목숨을 잃은 19세 여성 ‘치알 신(에인젤)’의 사연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치알 신의 아버지가 시위에 나가기 전 딸의 손목에 붉은색 띠를 둘러주는 사진이 많은 네티즌을 울렸다. 붉은색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상징한다.

4일 트위터 등 SNS에는 치알 신을 추모하는 글과 사진이 쏟아졌다. 그중 네티즌의 눈을 사로잡은 건 치알 신 부녀의 다정한 모습이었다. 치알 신의 아버지는 NLD 상징색인 붉은 색 끈을 딸의 손목에 손수 묶어줬다. 이를 지켜보는 치알 신은 밝은 표정이었다.

거울 앞에 나란히 선 두 사람의 모습도 네티즌을 눈물짓게 했다. 치알 신의 아버지는 딸의 어깨에 팔을 올려 감싸 안았고, 치알 신은 그 모습을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았다. 이 사진은 지난달 11일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약 3주 전 사진이었지만, 거리로 나서겠다는 딸을 반대하는 대신 손목 끈으로 지지를 표한 아버지의 모습에 뭉클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일부 네티즌은 치알 신이 외동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 BBC 등에 따르면 중국계 미얀마인 치알 신은 지난 3일 미얀마 제2도시인 만델레이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 당시 치알 신이 입고 있던 상의에는 ‘다 잘 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 문구는 치알 신의 생전 모습과 함께 SNS에서 저항의 상징처럼 공유되는 중이다.

트위터 캡처

치알 신은 지난달 28일 “나는 (혈액형이) A형이다. 만약 내가 총을 맞는다면 각막과 다른 장기를 기부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중화권 매체는 그의 이 글이 사실상 유서였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치알 신은 사망 당일 가슴에 A형이라는 명찰을 달고 시위에 참가했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이날 만달레이에서는 치알 신의 장례식이 SNS로 생중계됐다. 거리를 빼곡히 채운 시민들은 운구차를 향해 독재에 반대한다는 뜻의 세 손가락 경례를 해 보였다. 치알 신을 엄호하듯 수십대의 오토바이 등이 운구차와 함께 이동하기도 했다. 장례식장에서 잠든 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치알 신 아버지의 사진도 공유됐다.

트위터 캡처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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