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빠지고 토하고… 미국서 ‘진드기 목걸이’로 개 1700마리 사망

미 환경청, 피해 사례에 “민감한 반려동물은 부작용” 답변
한국에서도 판매 중… 일부 구매자 부작용 호소

안전성 논란에 오른 세레스토 진드기 목걸이. 세레스토코리아 공식계정

‘세레스토 진드기 목걸이’가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에서 반려견 1700여마리가 죽고, 7만5000마리가량이 다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목걸이는 진드기, 벼룩 등으로부터 반려견을 보호하는 제품이다. 독일 제약사 바이엘에서 개발했고, 자회사 엘란코에서 판매 중이다.

세레스토는 한 달에 한 번 아주 작은 양의 살충제를 방출하는 식으로 벼룩, 진드기 등을 죽인다. 약 8개월을 쓸 수 있다고 한다. 판매사는 고양이, 개 등 반려동물에 안전하다고 광고한다.

사망을 포함해 각종 사건 신고를 접수한 미국 환경청(EPA)은 아직 위험을 알리는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이 제품은 온라인이나 동물병원을 통해 한국에서도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비영리 단체인 생물다양성센터(CBD·The Center for Biological Diversity)가 입수한 EPA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수천 마리가 진드기 목걸이 피해를 입었다. 환경 전문 탐사매체 미드웨스트 센터(Midwest Center for Investigative Reporting)와 USA투데이는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미국 환경청에 보고된 세레스토 목걸이 관련 사건. 윗줄부터 순서대로 1. 보통 수준이거나, 경미하거나 알려지지 않은 부상을 입은 반려동물 사건, 2. 경미한 부상의 반려동물 사건, 3. 보통 수준의 부상을 입은 반려동물 사건, 4. 반려동물의 심각한 부상 사건, 5. 반려동물의 치명적인 부상 사건, 6. 사람이 피해입은 사건. 미국 환경청, 미드웨스트 센터

세레스토 진드기 목걸이가 판매된 2012년 이후 최소 1698건의 반려동물 사망 보고가 EPA에 들어왔다. 지난해 6월까지 사망을 포함해 접수된 사고 건수는 7만5000여건에 이른다. 여기에는 인명피해 신고 약 1000건도 들어 있다. 반려동물 보호자에게 두통, 발진 등의 이상증상이 나타났다.

세레스토 진드기 목걸이에 사용된 살충제는 두 가지다. 그 가운데 하나인 이미다클로프리드(imidacloprid)는 유럽에서 야외 사용을 금지한 독성물질이다. 벌과 나비까지 죽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반려동물 목걸이에 이 살충제 사용을 허가했다. 두 번째 살충제는 플루메트린(flumethrin)이다. 플루메트린은 소, 양, 염소, 말, 개의 체외 기생충(진드기·벼룩)을 억제하는 데 사용된다. 두 가지 살충제를 모두 쓰는 건 세레스토 뿐이다. 바이엘은 두 살충제를 같이 사용하면 벼룩 박멸에 더 효과적이고, 빠르면 6시간 안에 진드기를 박멸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은퇴한 EPA 직원이자 과학자인 카렌 매코맥은 “살충제가 함유된 제품을 규제하는 일을 담당하는 EPA는 이런 사고를 수년간 알고 있었지만, 제품과 관련된 잠재적 위험을 대중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껏 본 반려동물 관련 제품 중 세레스토 진드기 목걸이가 가장 많은 사고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EPA는 세레스토가 다른 반려동물 제품과 어떻게 다른지 밝히기를 거부했다. EPA 대변인은 “해당 제품은 사고 데이터 등 입수 가능한 최선의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지속적인 등록이 가능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또 “EPA는 위험을 줄이는 상품표시를 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상품 사용자는 제품 안내를 따라야만 하고, 반려동물 몇몇이 다른 동물보다 더 민감해서 제품 사용 후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포털사이트에 제품을 검색하면 나오는 화면. 포털사이트 캡처

세레스토 진드기 목걸이는 한국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온라인 판매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부 상품 문의나 상품평에는 “보름 정도 차고 있었는데 매일 털이 손톱만큼씩 빠지네요. 원래 이런 건가요?” “목걸이를 하고부터 힘도 없고 토를 하고 그래요. 우리 애가 예민하나 봐요” 등의 부작용 의심 사례 글이 달려 있다.

상품평에 있는 부작용 추정 사례. 판매사이트 캡처


아마존에서 세레스토 진드기 목걸이는 판매순위 1위 제품이다. 전 세계 18개국에서 판매된다. 미국에선 연간 100만개 이상 팔리고 있다. 바이엘은 세레스토 진드기 목걸이로 2019년에 3억 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