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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은 이미 ‘포스트 코로나’…올해 경제성장 ‘6.0% 이상’ 제시

경기부양 기조 유지하되 규모 축소
국방예산 6.8% 증액, ‘기술 자립’ 지출 확대
“외부세력, 홍콩 문제에 개입 말아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개회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열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0% 이상’으로 제시했다. 코로나19 방역 성과와 경기 회복 추세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중국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들어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예년대로 구체적인 수치를 내놨다. 이와 함께 2035년까지의 장기 발전 전략을 심의·추인함으로써 미국을 추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절제된 성장목표 제시”…경기부양 지속하되 규모는 축소

리커창 중국 총리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참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CCTV홈페이지

리커창 중국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성장 목표를 6% 이상으로 설정한 것은 경제가 회복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며 “이는 지속적이고 건전한 성장을 이루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6.0% 이상 성장은 시장 전망치(8.0% 안팎)에는 못 미치지만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낮다고 볼 수는 없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절제된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0~6.5%로 제시한 뒤 실제 6.0% 성장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과 세계 경제·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사상 처음으로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중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2.3%였다. 리 총리는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설명하면서 중국 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은 “과거 중국이 발표하는 성장률 목표치가 거기까지 도달해야 하는 것이었다면 올해는 억제의 의미가 크다”며 “중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큰 상황에서 수치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6% 이상 목표 제시는 그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상한선의 의미”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해 재정과 통화를 아우르는 고강도 부양책을 펼쳤다. 올해는 경기부양 기조를 이어가되 규모는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는 올해 재정적자율 목표치를 GDP의 3.2% 내외로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3.6% 이상에서 낮춘 것이다. 또 인프라 구축에 주로 쓰이는 지방채권 발행 규모도 지난해 3조7500억위안(약 653조 5800억원)에서 올해 3조6500억위안(약 636조 1500억원)으로 줄였다. 중국은 지난해 1조위안(약 174조 2300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방역 특별국채를 발행했지만 올해는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기술자립’ 지출 확대, 국방예산은 6.8% 증액

중국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14·5계획)과 2035년 장기 발전 전략 초안도 심의했다. 중국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 대비해 앞으로 5년간 연구개발(R&D) 지출을 매년 평균 7% 이상 늘리기로 했다. 기술 자립과 내수 중심의 쌍순환은 중국 경제 전략의 핵심이다. 리 총리는 “내수 확대 전략을 견지하고 과학 기술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며 대외 개방을 확대해 14·5계획의 첫걸음을 잘 떼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또 올해 국방 예산을 지난해보다 6.8% 늘어난 1조3553억여위안(약 236조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율은 2015년 10.1%에서 2016년 7.6%로 떨어진 뒤 7~8%대를 유지했다. 그러다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지난해 6.6%까지 낮아졌다. 인상률 자체는 최근 3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속에서도 국방 예산 증액만큼은 포기하지 않은 셈이다.

올해는 경제 상황이 개선돼 국방 예산 증가폭이 지난해보다 클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올해 성장률 목표치와 재정 건전성, 미·중 갈등 장기화 대비 등을 두루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는 “훈련 및 전쟁 대비를 전면적으로 강화하고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지키는 전략적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선거제 개편 공식화, 입법회 선거 또 미뤄질 듯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 참석한 캐리 람(왼쪽) 홍콩 행정장관. 캐리 람 장관 앞으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전인대는 이번 회의에서 ‘홍콩 특별행정구 선거제도 완비에 관한 결정안’ 초안도 심의했다. 리 총리는 “우리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와 ‘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는 고도의 자치 방침을 관철할 것”이라며 “특별행정구와 관련된 제도와 체제를 보완하고 국가 안보 수호를 위한 법 제도 및 집행 체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외부 세력이 홍콩과 마카오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철저히 막고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을 만든다는 명분으로 선거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 의회인 입법회 선거구와 행정장관 선출 선거인단을 조정하는 게 핵심이다. 또 선거 입후보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반중 인사는 공직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다.

홍콩 매체들은 이날 올해 9월로 이미 한 차례 연기된 입법회 선거가 내년 9월로 또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홍콩은 지난해 9월 입법회 선거를 불과 한 달 앞두고 범민주진영이 후보 단일화를 통해 과반수 확보 시도에 나서자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선거를 1년 미뤘다. 이후 중국이 선거제 손보기에 들어가면서 예정됐던 선거가 줄줄이 밀리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홍콩은 오는 9월 입법회 의원을 선출하고 12월쯤 행정장관 선거인단을 구성한 뒤 내년 3월 행정장관 선거를 치를 예정이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이양된 이후 선거제도의 완전한 수술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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