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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탈원전 정책 수립에 절차적 문제 없다”

“하위계획, 상위와 달라도 위법 아냐”
‘절차적 위법성’ 논란은 털어내
“정책 자체는 감사 안 해” 반대 지속


감사원이 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탈원전’ 에너지 정책 수립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한숨 돌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번 감사가 정책 수립 과정의 위법성 여부에 한정된 것이란 점에서 정책 자체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이날 ‘에너지 전환 로드맵과 각종 계획 수립실태’ 감사 보고서에서 “에너지전환 로드맵 분야 등 3개 분야 6개 사항에 대하여 관련 법률과 법원 판례, 법률자문 결과 등을 토대로 검토하였으나, 위법하거나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국민의힘 정갑윤 전 의원 등 547명이 2019년 6월 공익감사를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정 전 의원 등은 에너지 관련 최상위 정책인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을 수정하기 전 하위 정책인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먼저 수정했다며 탈원전 정책이 위법하게 추진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에기본은 5년마다 수립하는 에너지 분야의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통상 에기본에 따라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한다. 2014년 수립된 2차 에기본은 2035년까지 원자력발전 비중 목표치를 29%로 정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2017년 말 수립한 8차 전기본은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23.9%로 낮추겠다고 설정했다.

2019년 6월에는 노후 원전 수명은 연장하지 않고, 원전 건설은 신규로 추진하지 않는 방식으로 원전을 점진적으로 감축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3차 에기본을 발표했다. 에기본에 맞춰 전기본을 수립해야 하는데, 반대로 전기본을 만든 뒤 그 내용을 반영해 에기본을 바꿔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에기본이 다른 에너지 관련 계획을 법률적으로 기속하는 상위계획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8차 전기본 역시 2차 에기본과 다르다는 이유로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대법원 판례와 법률 자문 결과 등에 따르면 정부가 수립하는 각종 계획, 마스터 플랜 등은 국민에 직접적인 효력을 미치지 않은 비구속적 행정 계획의 성질을 지닌다”며 “하위계획이 상위계획 내용과 다르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위법한 것은 아니라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감사 결과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절차적 위법성 논란을 털어내면서 추진 동력을 얻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감사원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정부의 정책 결정이나 그 목적의 옳고 그름은 감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정책 수립 과정의 위법성 여부에 한정된 감사라는 점을 분명히 해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이어질 전망이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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