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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빨리 달라” 저기선 “맞기 싫다”…백신전쟁 두얼굴

접종 시작된 파라과이, 스웨덴서
정부 향한 정반대 목소리 돌출

지난 5일(현지시간)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부실 대응을 규탄하는 시위가 펼쳐졌다. 경찰이 시위 남성을 폭력 진압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세계 125개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가운데 자국 정부의 방역 대응에 항의하는 ‘두 얼굴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백신이 부족하니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요구와 지나친 방역 조치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는 불만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마리오 압도 파라과이 대통령은 전날 수도 아순시온에서 발생한 시위로 내각이 총사퇴한다고 밝혔다. 시민 수백명은 공공병원 치료약물과 코로나19 백신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진압 경찰과 충돌해 최소 1명이 숨졌다.

NYT는 지난해 7월 파라과이 정부가 경제활동을 재개한 뒤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심해지면서 보건 체계가 붕괴 직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코로나19 환자 가족들이 마취제 등 약물을 암시장에서 구매하고 있다. 국립병원에 있는 약물은 도난 당하는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현재까지 공급된 양은 러시아산 ‘스푸트니크 V’ 4000회분에 불과하다. 곧 칠레가 기증한 중국산 시노백 백신 2만회분이 도착할 예정이지만, 파라과이 인구 700만명에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파라과이 산 로렌초의 한 병원 앞에서 의료진이 치료약물 부족 등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시민들이 정부의 코로나19 부실 대응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정부를 향한 공분이 확산되자 상원은 훌리오 마솔레니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그는 전날 사임했다. 압도 대통령도 7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각 개편에 관한 세부 내용을 밝힐 계획이다.

비슷한 시기 북유럽 스웨덴에서는 정반대 이유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6일 수도 스톡홀름에서 300∼500명의 시민들이 ‘노 마스크’ 상태로 메드보리아르플라첸 광장에 집결해 정부를 규탄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자유를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프리덤 스웨덴’이라는 단체가 주최한 시위에는 극우 활동가와 백신 반대주의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집회제한 인원을 넘어서자 강제 해산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경찰 6명이 다쳤다.
6일(현지시간) 스웨덴 시민들이 수도 스톡홀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정부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지나친 코로나19 방역대응으로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PA 연합뉴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 로고와 코로나19 백신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스웨덴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집단면역’에 가까운 대책을 내놨다가 쓴맛을 봤다. 국왕까지 나서 방역 실패를 공식 인정해야만 했다. 당시 스웨덴 정부는 엄격한 봉쇄조치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집단면역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시민들의 항체 보유율이 저조하고, 노인 사망률이 급증했었다. 결국 스웨덴 정부는 엄격한 제한 조치로 선회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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