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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달의민족, 챗봇 상담 내용 허락없이 수집·전송 [이슈&탐사]

블라인드·글램도 이용자 대화 수집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이 앱 이용자의 상담 내용을 동의없이 수집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배달의민족은 자사 앱 내에서 인공지능(AI) 챗봇을 기반으로 한 채팅 상담 서비스를 운영한다. 배달의민족 측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제공 업체 센드버드를 통해 채팅 솔루션을 제공받았다. 이에 따라 앱을 통해 상담원 등과 나눈 대화는 센드버드가 사용하고 있는 서버로 전송됐다. 하지만 배달의민족 측은 이용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동의 절차도 밟지 않았다. 개인정보처리방침에는 대화내역 수집 사실이 명시돼 있지 않고 채팅상담에 접속해도 대화 내역이 수집된다는 공지를 찾아볼 수 없다.

배달의민족 측은 “고객의 이름, 아이디와 같은 개인정보는 저장하지 않는다. 센드버드로 이관되는 모든 채팅 내용은 암호화되기에 개인정보 이슈가 없다”고 해명했다. 채팅내용은 개인정보가 아니라서 처리방침에 적시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배달의민족 상담에서 고객은 단순 챗봇 상담뿐 아니라 실제 상담사와 연결해 일대 일 상담을 나눌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고객 이름, 주소, 전화번호와 같은 개인정보가 언급될 여지가 있다.

SSG닷컴 앱와 배달의민족 앱에서 채팅을 하자 로그기록에 센드버드(Sendbird) 이름이 적힌 서버이름표시(SNI)가 등장했다.

SSG닷컴도 고객상담 챗봇과 함께 ‘친구와 쓱톡’이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휴대전화 주소록을 불러와 지인과 앱에서 채팅을 나눌 수 있어 실제 메신저 서비스와 운영 방식이 동일하다. SSG 측은 개인정보처리방침에 ‘쓱톡 서비스 이용시 친구목록과 대화내역이 수집된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수집된 채팅내역의 위탁사는 명시하지 않았다.

SSG닷컴 측은 “대화내역은 암호화돼 전송되기에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판단해 센드버드를 위탁업체로 등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앞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운영사 팀블라인드), 인앱 결제 기준 국내 2위 데이팅 앱 ‘글램’(운영사 큐피스트) 등도 개인정보처리방침에 명시하지 않고 대화 내용을 수집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팀블라인드 측은 “대화 내용은 개인정보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는 대화 내역에 개인정보가 포함될 수 있는 만큼 이를 일괄 수집하는 행위는 개인정보 수집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대화 내용 수집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들 업체가 대화 내용을 제3자 업체인 외부에 위탁하고 이를 명시하지 않은 것 역시 위법 소지가 크다. 글램은 이날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내용은 국민일보가 채팅 기능이 있는 주요 데이팅 앱 등의 개인정보 수집 실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대화 내용 중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있다면 개인정보다. 다른 정보와 결합했을 때 식별 가능하기만 해도 개인정보로 보기 때문에 굉장히 엄격하다”며 “(일괄적으로 수집하는 시스템의 경우) 개인정보가 포함되지 않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웅빈 문동성 박세원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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