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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부, 일본군 ‘위안부’ 공문서 번역 美고교에 배포 추진… 최종 감수 단계


일본군이 전쟁 당시 남긴 ‘위안부’ 관련 공문서를 영문으로 번역해 미국 고등학교의 세계사 교과목 교육 자료로 배포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기존에 한국어로만 번역돼 있었던 일본군 공문서에 영어권 연구자나 교육자, 학생들도 쉽게 접근하는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다.

7일 국민일보 취재에 따르면 여성가족부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산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소는 지난해부터 일본군이 전쟁 당시 남긴 공문서 가운데 위안부와 관련된 50건의 자료를 영문으로 번역하는 ‘교육용 영문 콘텐츠 제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전문적이고 깊은 배경지식을 요구하는 원문자료를 모두 번역하는 것이 아닌 동북아역사재단이 제공하고 있는 ‘한글 번역 해제본’을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이다. 사업 목적 자체가 일반 대중에게 위안부 역사를 올바르게 널리 알리는 데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공문서는 일본군이 전쟁 당시 작전 수행이나 전략 계획 등을 수립하기 위해 만든 문건이다. 그만큼 정확도를 기반으로 작성됐기 때문에 역사학계에서도 상황을 객관적으로 따져볼 수 있는 사료로 평가하고 있다.

일본군 공문서 한글 번역 해제본을 영문화하려는 시도가 이뤄진 것은 위안부와 관련한 역사 왜곡을 막기 위해서다. 일본군 공문서는 국내 학자들을 중심으로 한국어 번역까지 이뤄지긴 했지만 이를 다시 영어로 번역하려는 시도는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영어권 국가에서 동북아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조차 근대 일본어(초서체)로 적힌 일본군 공문서 원본을 해석하는 것이 어려웠다. 한국어에 능통한 것이 아니라면 다른 연구자가 공문서를 2차로 가공한 영문 논문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접하는 식이었다. 그만큼 제대로 된 위안부의 역사를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의미다.

이번 프로젝트는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지휘 아래 위안부 관련 각계의 시민활동가들이 다수 참여했다. 학교 교사용 교육용 자료집 초안은 이미 완성된 상태이며 번역본 일부는 전문가들의 최종 감수를 기다리는 단계라고 한다. 다만 감수를 위한 연구인력 확충 문제로 정확한 번역본 배포 일자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모든 번역이 완료되면 미국 UCLA 대학의 한국학연구소 디지털 아카이브에도 자료 출처를 명시해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번역본에는 일본군 업무일지, 도항자 발급증, 신분증명서 발급 뿐만 아니라 위안부 제도 설립, 위안부 모집 방법, 위안부 수송 방법, 위안소 관리, 성병 검사 진행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프로젝트 관계자는 “공문서가 작성될 당시에는 전쟁 범죄라는 개념조차 없어 사실 그대로를 문서에 옮겨놓은 만큼 당시 분위기를 파악하기 용이하다”며 “특히 ‘공중변소’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일본군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전쟁 수행 과정에서 얼마나 비윤리적으로 대했는지 관련 정황과 인식이 곳곳에서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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