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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이어 드론 강자 DJI도 무너지나…핵심인력 대거 이탈


화웨이에 이어 드론 분야 세계 1위 DJI도 미국의 제재로 균열이 시작됐다. 미국 내 핵심 인력이 잇달아 회사를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DJI가 미국 내 연구개발(R&D) 센터를 폐쇄한 데 이어 핵심 인력도 잇달아 퇴사하고 있다고 전·현직 DJI 임직원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있는 R&D 센터는 센터장이 퇴사했고, 이어 회사는 나머지 직원 10여명을 해고시켰다.

지난해 말에는 DJI 핵심 관리자들이 경쟁사로 이직하거나 회사를 떠났다. 팔로알토, 버뱅크, 뉴욕 등에 있던 200여개 팀 중 3분의 1은 해고되거나 퇴사했다.

로미오 더셔 DJI공공 보안 총괄도 퇴사했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DJI 비군사부문 드론 판매 사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지적했다. 더셔는 퇴사 이유에 대해 “내부 파벌 경쟁으로 회사가 본래 목표를 잃어갔고, 2020년에는 더 심해졌다”면서 “회사가 유능한 인재를 여럿 잃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DJI의 내부 문제는 중국 직원과 미국 직원 간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들을 DJI 내부 싸움이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버금갈 정도라고 전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DJI가 포함되면서 미국 사업도 곤경에 처하게 됐다. 지난해 미국의 비군사용 드론 시장은 42억 달러(약 4조7500억원) 규모다. 이중 DJI는 소비자 시장에서 90%, 기업 시장에서 70% 가량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화웨이, DJI 등에 미국 기업이 부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내무부가 국방부가 승인한 드론만 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기에는 미국 드론 업체 4곳과 프랑스 업체 1곳만 포함돼 있고 DJI는 빠져 있다.

드론 시장에서 DJI의 경쟁력이 워낙 탁월하기 때문에 당장 사업에 차질이 있지는 않겠지만 현재 제재가 장기화하면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사들이는 드론 숫자 자체는 많지 않지만, 개인소비자 등에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DJI의 대체자로는 프랑스 드론업체 패럿과 스타트업 스카이디오가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스카이디오는 최근 D시리즈 펀딩에서 1억700만 달러를 투자받는 등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에 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제재로 시장에서 순식간에 사라지는 건 화웨이 사례로 이미 증명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포가 사상 최초로 1위에 등극했다.

오포는 21%의 점유율로 20%에 그친 화웨이와 비보를 제쳤다. 비보는 오포와 같은 BBK그룹 회사로 사실상 41%의 점유율을 기록한 셈이다.

지난해 4분기까지 30%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화웨이는 반도체 수급의 어려움으로 출하량이 줄어든 데다 아너 브랜드를 매각하면서 점유율이 급격히 추락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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