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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디지털화폐’ 도입 추진에…벌써 눈독 들이는 시중은행들

5대 시중은행, 일제히 CBDC 도입에 대비 중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준비를 한다는 소식에 시중은행들도 CBD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민간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열풍에 자극받은 중앙은행이 관련 프로젝트 진행을 서두를 움직임을 보이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신한은행은 8일 한은의 CBDC 발행에 대비해 LG CNS와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플랫폼’을 시범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 플랫폼은 신한은행이 CBDC의 중개기관 가운데 한 곳으로 선정된다는 것을 가정하고, 개인 고객과 가맹점이 CBDC 결제·송금·환전·충전을 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플랫폼에서 CBDC 발행 형태는 개인이 보유한 일반 자금(원화에서 환전), 정부·지자체에서 교부하는 재난지원금으로 나뉜다. 재난지원금의 경우 사용처를 한정하거나 사용 기한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쉽게 말해 CBDC 전자 지갑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상화폐 등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디지털화폐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은 한은의 CBDC 설계 결과가 나오면 기술 검증과 전자 지갑 구현, 관련 파일럿 테스트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LG CNS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화폐인 ‘마곡 페이’를 운영한 경력이 있다. 당시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LG사이언스파크에서 시범 사용됐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CBDC로 추진하려는 전자화폐의 발급·충전·정산 등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은행도 한은의 CBDC 도입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CBDC를 포함한 디지털 가상 자산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과 관련 기업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은 2017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화폐 발행 및 결제 관련 시범운영을 진행한 바 있다. NH농협은행도 CBDC 관련 서비스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디지털 전담 부문에선 CBDC를 포함한 블록체인 기술, 퍼블릭 클라우드(기업과 개인에게 서버 등 컴퓨팅 자원을 네트워크를 통해 빌려주는 것)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한은의 CBDC 발행이 가시화되면 시중은행들은 화폐 중개 등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한은의 CBDC 도입 관련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일단 연말까지 진행될 한은의 CBDC 파일럿 테스트 과정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눈치”라고 전했다. 한은은 지난해 2월 CBDC 전담조직을 꾸렸고, 다음 달부터 12월까지 파일럿 시스템 구축과 테스트에 나설 예정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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