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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여성의 날에 ‘女전투사령관’ 2명 지명… 역대 1명뿐

상원 인준 시 2·3번째 여성 전투사령관 탄생
에스퍼 전 장관 “트럼프 백악관이 승진 막을까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장성 2명을 4성 장군 보직인 전투사령관에 지명했다. 미군 전체를 통틀어 11명뿐인 전투사령관에 여성이 오른 것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이들 두 여성 장성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말기에 사실상 지명이 결정돼 있었으나 백인 남성을 각별히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에 변덕을 부릴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미뤄졌었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재클린 반 오보스트 공군 대장을 수송사령관으로, 로라 리처드슨 육군 중장을 남부사령관으로 각각 지명했다. 이들이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미군 역사상 두 번째와 세 번째 여성 통합전투사령관이 탄생하게 된다. 미군 역사상 첫 여성 전투사령관은 2016~2018년 북부사령관을 지낸 로리 로빈슨 공군 대장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연설에서 두 장성을 소개하며 “탁월한 자질을 갖춘 훌륭한 두 전사이자 애국자”라고 칭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사람은 직무 능력과 청렴성, 국가를 위한 의무 수행에서 남들과 비교할 수 없는 경력을 쌓아올렸다”면서 “이들이 내디딘 발걸음은 우리 군대에서 여성에게 기회의 문을 열고 더욱 넓히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전투사령부는 미국 본토와 전 세계에 산재한 미군을 지역별, 기능별로 지휘하는 기관이다. 지역별 사령부로는 아프리카사령부, 중부사령부, 유럽사령부, 인도·태평양사령부, 북부사령부, 남부사령부, 우주사령부 등 7개, 기능별 사령부는 사이버사령부, 특수전사령부, 전략사령부, 수송사령부 등 4개가 존재한다. 각 사령부의 수장인 전투사령관은 통상적으로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4성 장군이 부임한다.

NYT에 따르면 오보스트 대장과 리처드슨 중장의 전투사령관 지명은 트럼프 행정부 말기인 지난해 가을 결정된 사안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사추천서를 올리지 않고 신임 행정부 출범 이후로 미뤄온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에 대한 편견이 심하고 백인 남성을 노골적으로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지연 전략은 성공을 거두게 됐다. 에스퍼 전 장관은 NYT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선택된 것은 그들이 각 업무에 가장 적합한 장교들이었기 때문이었다”면서 “내가 두 사람을 추천했다거나, 아니면 국방부가 정치 놀음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트럼프 백악관 내부의 누군가가 이들의 승진을 좌절시키길 원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 젠더정책위원회를 설치하는 한편, 교육현장에서의 성폭력에 대응하는 내용의 행정명령 두 건에 서명했다. 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개정한 교육 현장 성차별·성폭력 대응 지침을 개정토록 지시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지침은 교육 현장에서 성차별·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경우 법정과 유사한 형태의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피해자 측 주장을 교차 검증토록 규정하고 있어 가해자에게 유리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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