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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모 “방향성 담긴 ‘현의 유전학’… 클래식 재해석 할 것”

도이치 그라모폰(DG) 레이블에서 발매된 2집 앨범 ‘현의 유전학’ 기자간담회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도이치 그라모폰(DG) 레이블에서 발매된 2집 앨범 ‘현의 유전학’ 수록곡을 연주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제 방향성은 명확해요. 클래식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만드는 거죠. 저는 클래식이 멋있어요. 청중에게도 저와 같은 경험을 선물하고 싶어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도이치 그라모폰(DG) 레이블에서 발매된 2집 앨범 ‘현의 유전학’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연주자는 해석하는 사람”이라며 “클래식을 귀족 음악이 아닌 모두의 음악으로 다시 해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인모는 2015년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파가니니 콩쿠르가 2006년 이후 1위를 뽑지 않다가 9년 만에 그에게 1위를 허락한 것은 유명하다. DG에서 2018년 낸 1집 앨범 ‘파가니니: 24개의 카프리스’는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자의 선언 같았다면 이번 2집은 성숙해진 양인모의 방향성이 담겨있다. ‘현의 유전학’이라는 제목도 같은 맥락이다.

양인모는 “파가니니 콩쿠르 이후 내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했다”며 “그러다가 나의 일부가 된 ‘현’이 더 궁금해졌다. 이번 앨범을 통해 현이 변화해 온 역사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의 유전학' 앨범 표지. 크레디아 제공

앨범에는 힐데가르트 폰 빙엔의 ‘불의 기원’, 니콜라 마티아스의 ‘환상곡 a단조’, 아르칸젤로 코렐리의 바이올린 소나타 ‘라폴리아’, 로디온 셰드린의 ‘집시 멜로디’, 요한 할보르센의 ‘사라방드와 변주곡’, 라벨의 ‘치간느’, 살바토레 시아리노의 ‘카프리치오 2번’,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의 역사’ 등이 실렸다.

첫 곡 ‘불의 기원’은 중세시대 독일 수녀원장 힐데가르트 폰 빙엔이 남긴 시와 음악을 새롭게 해석한 것이다. 소프라노 임선혜가 참여했으며 원곡에 없는 바이올린 파트를 양인모가 직접 재창작했다. 양인모는 “인간이 현, 즉 ‘줄’이라는 걸 처음 시작하게 된 게 불을 지피면서부터다. 활비비(송곳의 일종)로 불을 내기 시작하는 마찰력이 현의 마찰력으로 연결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불’에 대한 걸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도이치 그라모폰(DG) 레이블에서 발매된 2집 앨범 ‘현의 유전학’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양인모의 모습. 크레디아 제공

양인모는 라벨의 ‘치간느’를 바이올린과 하프로 재해석한 곡으로 선보이는 등 앨범에 다른 현악기 연주자들과 협업한 곡들을 대거 포함시켰다. ‘사라방드와 변주곡’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탱곡의 역사’엔 기타리스트 박종호 등이 함께 했다. 그는 “전혀 다른 두 현악기가 함께 연주하면 흔히 피아노와 함께 할 때와 다른 색채와 질감이 만들어진다”면서 “예전부터 연주하던 곡들이 이번에 새로운 곡들로 거듭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 바로크 시대 작곡가 코렐리의 ‘라폴리아’를 연주하면서 처음으로 바로크 현을 사용한 것은 그에게 큰 깨달음을 주기도 했다. 그는 “하프시코드 및 바로크 첼로와 함께 연주하면서 처음에 생각했던 소리가 바뀌는 경험을 하는 등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앨범의 준비 과정에서 양인모는 코로나19와 마주했다. 베를린과 서울에서 진행하던 녹음이 난항을 겪기도 했으며 대면 공연이 멈췄을 당시 관객 없이 카메라 앞에서 연주하는 경험은 낯설게 다가왔다. 그는 “그동안 ‘나는 누구를 위해 연주를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했다. 그리고 비대면이지만 팬들과 소통하면서 음악가의 역할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알았다”고 피력했다.

양인모는 이번 앨범 발매를 기념해 13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틀홀에서 연주회를 가진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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