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고 고열·오한에도 일한 의료진…울면서 집에 갔다”

“유급병가 보장해야…대체 인력 부족도 문제”

11일 오후 서울 동작구보건소에 보관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병.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고열과 오한이 너무 심해서 근무하다가 울면서 집에 가는 경우도 있었고….”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의료진이 고열, 오한 등의 증상을 겪으면서도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근무를 강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에서는 백신 접종 후 증상 발현자들과 관련해 정부의 유급병가 보장 지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향춘 민주노총 공공 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본부장은 1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의료진이 백신 접종으로 여러 증상을 겪었지만 근무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주요 증상에 대해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있다”며 “타이레놀을 먹어도 39도 이상 열이 올라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메스껍거나 피로감이 있거나 접종한 부위에 통증이 있거나 구토하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오기도 한다”면서 “주변에 접종한 사람들을 보면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분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이런 증상이 발현돼도 병원마다 병가를 인정해주는 방식과 기준이 다르고 심지어 대체 인력이 없어 근무를 계속해야 하는 곳도 있는 상황이다. 이 본부장은 “병가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사례도 있다”며 “(한 의료진은) 백신 접종 후 고열과 근육통 때문에 도저히 출근할 수가 없어서 부서장에게 하루 쉬라는 답변을 받고 쉬었는데 다음 날 병가가 반려됐다. 연차를 사용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경우에는 야간 근무를 해야 하는데 너무 열이 나고 근육통이 심해서 병가 요청을 했더니 알겠다고 해놓고 병가를 줄 수 없으니까 반려하겠다고 했다”면서 “노동조합이 강력히 항의했더니 그제야 병가를 인정받아 업무를 안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병원 의료진은 대체 인력이 없는 상태에서 근무하다가 고열, 오한이 너무 심해 결국 울면서 집에 가는 경우도 있었고, 다른 병원 의료진도 혈압이 오르고 코피가 나서 침대에 누워 상태를 관찰하다가 대체자가 없다는 이유로 다음 날 바로 출근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평상시에도 병원 인력이 넉넉지 않다”면서 “대체 인력이 없기 때문에 동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눈치 보며 (병가를) 안 쓰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나마 노조가 있는 곳은 단체협약 등으로 보장돼 있는데 그렇지 못한 곳이 많이 있다”며 정부 차원의 지침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접종 대상자가 확대되면 여러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증상 발현 시 대응 방안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3월 말부터 6월까지 공급되는 백신이 800만명 정도 된다고 한다”면서 “의료진도 접종 후 아파서 응급실을 찾는데, 일반인들은 그런 증상 호소가 더 많을 수 있어 응급실이 마비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사를 통해 봤는데 정재훈 가천대 교수님도 여러 제안을 했더라”면서 “접종 후 증상이 있으면 어느 정도 빈도로 얼마나 유지되는지 정보를 줘야 하고,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알리고, 무작정 응급실로 찾아가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집에서 쉬면 해결될 수 있는지 등은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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