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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세계최초 ‘주4일제’ 시범운영…재계는 “미친 짓”

진보정당 제안, 정부가 수용…“3년간 676억원 투입”
재계는 “코로나19 와중에 미친 짓” 비판

스페인의 진보정당 마스 파이스의 창립자, 이니고 에레혼. 해당 정당의 건의로 스페인 정부는 세계 최초로 주4일 근무제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영국 가디언지

스페인 정부가 세계 최초로 주4일 근무제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 영국 가디언은 15일 스페인 산업부 관계자를 인용해 주4일 근무제 시범운영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는 군소 진보정당인 마스 파이스의 시범사업 제안을 정부가 수용한 데 따른 결과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희망업체는 향후 3년간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한다. 근무시간 축소에 따른 비용은 사업 첫해엔 정부가 전액 보상하고, 둘째 해엔 50%, 마지막 해엔 33% 보상한다.

마스 파이스는 총사업비를 5000만 유로(약 676억 원)로 책정했다. 해당 정당은 “약 200개 업체, 3000∼6000명의 노동자가 참여할 것으로 예측한다”라면서 “이 정도 규모의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나라는 스페인이 최초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르면 올가을에 사업이 시작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논의가 시작 단계인만큼 비용, 참여 업체 수, 일정 등 세부 사안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주4일 근무제는 코로나19 사태로 개인의 일·생활 균형을 향한 관심이 커지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스 파이스의 이니고 에레혼 창립자는 “스페인 근로자들의 근로 시간은 유럽 평균치보다 많지만, 생산성은 높은 축에 들지 않는다”라면서 “일을 많이 하는 게 꼭 일을 더 잘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정당 측은 지난해 현지 기업인 ‘소프트웨어 델솔’이 주4일 근무제를 도입했더니 결근이 줄고 생산성과 근로자 행복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재계 일각에선 코로나19발 경기 침체 와중에 근무시간을 줄이는 건 비상식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스페인 최대 경제단체인 경영자총연합회(CEOE) 아라곤 지부의 리카르도 무르 회장은 지난해 말 한 포럼에서 “지금의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일을 더 해야지, 적게 해선 안 된다”라면서 주4일제 논의는 “미친 짓”이라고 지적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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