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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에 빠진 ‘중국’ ‘북한 비핵화’…미·일과 너무 달랐다

공동성명에 ‘중국’ 표현 ‘0’
비핵화 대신 ‘핵·탄도미사일’로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의식했나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과 서욱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 장관 회의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왼쪽부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5년 만에 ‘2+2(외교·국방부 장관)’ 회담을 열고 북핵 문제 해결과 국제질서 훼손 행위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하지만 이틀 전 미·일 2+2 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과 달리 한·미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나 ‘중국’을 겨냥한 표현은 빠졌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북한과 중국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외교·국방부 장관이 1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채택한 ‘2+2회담 공동성명’을 보면 양국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임을 강조하고, 이 문제에 대처하고 해결한다는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 리셉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동성명에선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이후 줄곧 사용해온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대신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라는 표현으로 북핵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미·일 양국이 지난 16일 2+2 회담 직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에 대한 결의를 양측이 재확인했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과 비교하면 온도차가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 구축은 일반화된 용어다. 그런 부분의 (공동성명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고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미·일 양국이 이틀 전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을 직접적으로 명시한 뒤 강하게 비판하면서 동맹 간 협력을 강조한 것과는 달리 한·미 공동성명에는 ‘중국’ 단어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한·미 양국은 공동성명에 중국과 관련해 “한·미동맹이 공유하는 가치는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불안정하게 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는 양국의 공약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적으며 이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때 즐겨 쓰는 표현이다.

미·일 공동성명에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총 5차례 등장했다. 특히 중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홍콩 및 신장 지역의 인권문제도 명시돼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 리셉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미국은 북한·중국 관련 내용을 넣길 원했으나 우리 정부의 반대로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모두발언이나 기자회견에서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식으로 한·미가 합의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2 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정권에 의해 자행되는 학대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의 행위를 비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한국의 입장 표명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문제”라며 “이번 한국의 입장 표명에 실망했다면 한국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하거나 쿼드 플러스 등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식으로 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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