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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이지의 건치 에세이] 치주질환 있으면 코로나19로 사망 가능성 높아

코로나19 기세가 여전하다. 전 국민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백신 수급이 원활치 않다는 소식과 백신 접종 후에도 코로나 19에 감염된 사례들이 심상찮게 들린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환자가 치주질환을 앓으면 사망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한치주과학회는 얼마 전,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주염 여부와 코로나19 합병증 발병 등을 연구한 스페인 마드리드 대학교의 마리아노 산스 교수의 논문을 소개했다. 교수는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카타르에서 확진된 코로나19 환자 56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의 진료기록, 엑스레이를 근거로 치주염 여부와 코로나19 합병증 사이의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그 결과, 대상자 중에 인공호흡에 의존하거나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로 합병증이 발생한 코로나19 환자는 40명이었다. 이들 중 치주염 환자의 코로나19 합병증 위험은 치주염이 없는 환자보다 3.67배, 사망 확률은 8.81배 높았다. 중환자실 입원 확률이 3.5배, 인공호흡기가 필요할 가능성이 4.5배 높았다.

연구팀은 치주염 자체는 입안에 국소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만, 치료를 받지 않아 만성상태가 되면 전신으로 염증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라고 했다. 치주염을 치료하지 않은 상태가 지속하면 전신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코로나19 감염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치주과학회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구강 내 염증이 코로나바이러스를 더 치명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코로나19 합병증 예방·관리를 위해 잇몸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따라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손 씻기, 마스크 착용과 같은 개인 방역 5대 핵심 수칙에 ‘매번 3분 이상 이 닦기’를 6번째 지침으로 제안했다.

코로나 19바이러스는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킨다. 그래서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 질환 등의 만성 호흡기질환을 앓는 환자는 매우 위험하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사망한 코로나 19 환자 중에 상당수가 만성 페렴, 폐기종 등의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엔 국내 연구진이 COPD와 치주 질환과의 상관관계를 소개했다. 연구진은 2016년 연구에서, COPD 환자에서 치주염 심도가 높게 나타나고, 중증 이상 치주염에 대한 유병률이 정상인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만성폐쇄성폐질환자의 치아결손 및 치주염 발생률은 대조군에 비해 높았다. 이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주요 원인은 흡연이지만 치주질환으로 인해 생긴 구강 내 세균이 폐까지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면서 만성폐쇄성폐질환, 폐렴, 폐농양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만성폐쇄성폐질환, 치주질환, 코로나19 사이에 상호 작용이 있다고 유추했다. 즉, 치주질환이 만성폐쇄성 폐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고 이것은 또한 코로나 19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치주질환은 치아를 유지하는 주위 조직인 잇몸(치은), 치주인대, 치조골에 생기는 염증 질환을 통칭한다. 염증이 잇몸에만 생긴 치주질환 초기 상태를 치은염이라고 한다.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아 염증이 심해지면 치아 주위 조직인 치주인대, 치조골로 염증이 퍼지는 치주염으로 발전하게 된다.

치주질환 초기인 치은염이 있을 때는 잇몸 색깔이 빨갛게 변하고 붓는다. 양치할 때 피 나는 증상도 흔하다. 치은염이 있어도 별다른 통증이 없는데, 치료 골든타임을 놓쳐 치주염으로 발전하면 치조골이 파괴되고, 잇몸 조직이 망가지면서 치아 뿌리가 노출된다. 시리거나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느껴지고 심하면 치아가 흔들리고 결국 치아가 빠져버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주질환자는 2004년 전체 질환 중 8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5년 5위, 2007년 3위로 올라선 뒤 2011년 이후 감기에 이어 2위를 꾸준히 유지해왔다. 2013년부터 치과 스케일링에 대해 건강보험 혜택이 늘면서 환자가 급증했다. 2019년 치주질환 환자 수가 급성 기관지염(감기)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치주질환은 감기처럼 흔해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코로나 19와도 관련이 깊고, 또 다양한 전신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만성 염증성 질환인 치주질환이 심해질 경우, 치주질환의 원인 세균이 잇몸 주변의 혈관 안으로 침투해 혈류를 타고 다니며 전신의 염증반응을 일으키며 전신에 영향을 미친다. 즉 잇몸에 염증이 있으면 가벼운 칫솔질만 해도 피가 나는데, 이 과정에서 혈관 속에 세균이 들어가 온몸을 돌며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2008년 이후 진행된 많은 대규모 추적연구에 따르면, 치주질환이 있으면 당뇨병, 당뇨합병증, 심혈관질환, 뇌졸중, 암, 폐질환, 만성 신질환, 조산, 치매 등이 발생할 위험성이 14~700%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주질환과 이러한 전신질환과의 상관성은 이후에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코로나19를 악화시키는 치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식사 후나 취침 전 양치질이다. 치실과 치간 칫솔, 워터픽 등의 구강 보조용품을 사용하며 치과 정기검진과 스케일링도 효과적이다. 치주질환 초기에는 간단한 스케일링으로도 예방효과를 볼 수 있다.

평소 치주질환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 씹을 때 불편감이 느껴지거나, 이가 갑자기 흔들리거나,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구취가 나거나, 잇몸 사이가 벌어지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면 치과에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기본적인 방역수칙 이외에 꼼꼼한 양치 습관, 스케일링, 치과 정기검진이 몸에 배도록 하자. 이지영 닥터이지치과 원장(치의학 박사)
정리=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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