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바람’으로 은행 점포 304곳 감소…4년 만에 최대

금감원 “점포 폐쇄 전 영향 평가 거쳐야”


국내 은행권에서 ‘언택트(비대면)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지난해에만 은행 점포 334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당국이 급격한 은행 영업점 축소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폐쇄 절차를 보다 엄격하게 진행하고 있지만, 점포 감소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는 모습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점포(지점, 출장소) 수는 6405개로 전년 대비 304개 감소했다. 폐쇄 점포는 334곳, 신설 점포는 30곳이었다. 은행 영업점 통폐합을 본격화한 2017년(312개 감소)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금감원은 지난 2월 은행 점포 현황을 반기마다 정기적으로 발표하고, 은행 경영 공시 항목에 지역별 영업점 신설·폐쇄 현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관련 규율을 강화하겠다고 한 바 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점포가 감소한 은행은 KB국민은행(83곳)이었다. 하나은행(74곳), 우리은행(58곳), 부산은행(22곳), 신한은행(21곳)이 뒤를 이었다. 문을 닫은 점포 중에는 시중은행이 78% 가량으로 대다수를 점했다. 수도권 및 광역시에서 251개가 줄어들어 대도시 점포가 감소 비중 가운데 82% 정도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이후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시중은행 역시 비대면 영업 비중을 늘리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정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영업점을 폐쇄하는 시중은행의 경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도 전했다.

금융 당국은 이 같은 은행 점포 감소로 노인 등 금융 취약 계층이 피해를 겪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점포 문을 닫기 전 은행이 고객에 끼칠 영향을 평가하고 보호 방안을 마련하는 ‘은행 점포 폐쇄 관련 공동 절차’를 시행 중이다. 지난달 1일 해당 절차를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했다.

절차에 따르면 은행은 점포 폐쇄 전 연령별 고객과 금융 취약계층 분포, 지역 내 다른 은행 위치, 대체 수단의 적합성 등을 분석해야 한다. 평가 과정에는 소비자보호 부서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다. 평가 결과 금융 취약계층 보호 필요성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되면 점포 유지나 출장소 전환 등이 우선 검토된다.

점포 폐쇄가 결정되면 해당 내용을 최소 3개월 전부터 2회 이상 고객에게 통지해야 한다. 다만 임시 폐쇄거나 인근 지역 점포와의 합병일 경우 이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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