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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환경부 장관이 대표발의…가덕도 매·솔개 살아남을까

3차 전국자연환경조사, 멸종위기종 8종 확인
4차 조사서 멸종위기 1급 매 등 추가 확인되기도


환경부가 신공항 건설 예정 부지인 가덕도 지역의 최근 자연환경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5년마다 실시하는 ‘전국자연환경조사’가 중심에 서 있다. 2년 전 가덕도 인근 자연환경조사가 완료됐지만 관련 보고서는 비공개 상태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 장관을 맡은 점이 영향을 미친 거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가덕도 생태 최신자료, 13년전 자료가 유일
18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2019년에 가덕도 인근 지역을 포함한 전국 단위의 5차 전국자연환경조사가 진행됐다. 관련 보고서는 현재 환경부에 제출된 상태다. 환경부 관계자는 “해당 조사는 2023년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공개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과거 자료에 의존해 현지 자연 상황을 가늠해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덕도 전체 생물상 조사 결과 중 홈페이지에 공개된 가장 최신 자료로는 2008년 실시한 ‘3차 전국자연환경조사’가 유일하다. 2016년에 4차 전국자연환경조사가 실시되기는 했지만 가덕도의 경우 조류를 중심으로 조사가 진행됐었다.

삵·맹꽁이 등 멸종위기 8종 확인돼
국민일보가 입수한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가덕도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모두 8종이 확인됐다. 포유류 중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삵의 서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08년 5~7월 조사 결과 가덕도 외양포 인근에서 삵이 관찰됐다. 보고서는 “멸종위기 포유류의 서식에 중요한 지역으로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양서류로는 멸종위기 2급인 맹꽁이의 서식이 확인됐다. 파충류 중에서는 멸종위기 1급인 먹구렁이와 황구렁이, 멸종위기 2급 중에서는 표범장지뱀이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확인된 양서·파충류 모두 가덕도 북측 산지 지역에서 발견됐다. 보고서는 “각별한 보호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석을 달았다.


조류는 멸종위기 2급인 말똥가리와 새홀리기, 솔개 등 3종의 서식이 파악됐다. 이후 4차 전국자연환경조사를 통해서는 멸종위기 1급인 매의 서식이 추가로 확인됐다. 솔개의 경우 3~4차 연속으로 확인되면서 이곳이 주요 번식지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외 곤충이나 무척추동물, 식물의 경우 여러 종을 확인하기는 했지만 법정 보호종은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종합해서 봤을 때 생태자연도가 높은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덕도 대부분 지역이 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단서가 달린 생태자연도 2등급 지역으로 분류됐다.


신공항 건설 시 생태계 변화 불가피
다만 가덕도에 신공항이 건설되면 이 평가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덕도 신공항은 특별법을 통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죄부를 받은 만큼 일사천리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여당뿐만 아니라 제1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동의한 상태란 점도 추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아직 설계 단계도 아닌 만큼 정확히 어떤 부지에 신공항이 들어서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대규모 개발은 생태계 변화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개발 시 환경 영향 최소화를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한 점이 가덕도 생태계의 유일한 버팀목이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개발이 되지 않도록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생태 전문가는 “신공항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환경영향평가가 중요하다. 4대강 사업 때처럼 졸속 추진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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