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믿고 AZ 접종…돌아온 건 아내의 사지마비”

부작용 보인 간호조무사 남편의 청원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 대강당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조제 시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지마비 등 심각한 이상반응을 보인 40대 여성 간호조무사의 안타까운 근황이 전해졌다. 그의 남편은 국민청원 글을 통해 막대한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임을 털어놓으며 정부에 대한 불신을 토로했다.

간호조무사의 남편 A씨는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AZ 접종 후 사지 마비가 온 간호조무사의 남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의료인인 아내는 우선 접종 대상자라 접종을 거부할 수도, 백신을 선택할 권리도 없었다. AZ 백신 접종을 한 뒤에는 정부의 말만 믿고 ‘괜찮아지겠지’하며 진통제를 먹고 일했다”며 “호전되길 기다렸지만 아내는 접종 19일 만인 지난달 31일 사지가 마비돼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3~4일 전부터 전조 증상이 있었으나 정부의 부작용 안내 부족으로 알아채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내는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이라는 병명을 진단받았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치료와 재활을 해야 할 수 있고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담당 의사의 말을 듣고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치료에 신경 쓰기도 벅찬데 치료비와 간병비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1주일에 400만원씩 나오는 비용을 서민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억울해 했다.

그러면서 “보건소에서는 치료가 모두 끝난 다음 일괄 청구하라는데 심사 기간은 120일이나 걸린다고 한다. 질병청에서는 조사만 해가고 이후로는 깜깜무소식”이라며 “누구 하나 피해자를 안심시켜주는 곳은 없었다. 질병청에 전화하면 시청 민원실로, 시청 민원실에 전화하면 구청 보건소에 핑퐁을 한다. 그걸 1주일간 반복했다”고 분노했다.

A씨는 ‘해외 사례는 있지만 인과성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보건 당국 발표에 억장이 무너졌다고 고백하며 “의학자들이 풀어내지 못하는 현상을 일반 국민이 어떻게 입증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근로복지공단에 갔는데 그곳에 ‘코로나19 확진 피해자들은 산재신청을 해주세요’라는 포스터가 있더라”며 “(그걸 보고) ‘아, 백신 맞지 말고 코로나에 걸리는 게 더 현명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산재신청을 위해 방문한 근로복지공단에서 또 한 번 허탈감을 느껴야 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A씨는 “접수창구 뒤쪽에 있던 고위급 직원의 ‘안타까운 일이지만 백신 후유증으로는 산재 접수가 안 된다. 그리고 이 시국에 인과관계를 인정해 줄 의사가 어디 있겠느냐’는 단호한 말은 제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놨다”며 “‘백신 후유증 산재 접수는 이번이 처음이니 한번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만 말했어도 그렇게 화가 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격분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그러면서 “선택권도 없이 국가의 명령에 따라 백신을 맞았을 뿐인데, 한순간에 건강을 잃고 막대한 치료비라는 현실적인 문제까지 떠안게 됐다”며 “그런데도 정부 기관들은 ‘(부작용은) 천만 명 중 세 명이니 접종하는 게 사회적으로 이익’이라는 식의 말로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백신 피해는 국민 누구나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 “대통령님에 대한 존경이 있었기에 ‘안전하다’ ‘부작용은 정부가 책임진다’는 말씀을 믿었다. 인권변호사로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은 최소한 지켜줄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라며 “그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과연 국가가 있기는 한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의 청원은 21일 자정 기준 2만3255명이 동의했다.

앞서 경기도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B씨(45)는 지난달 12일 AZ 백신을 접종한 뒤 1주일 넘게 두통과 고열, 시야가 좁아지는 양안 복시 증상을 호소했다. 진료를 위해 같은 달 31일 병원을 방문했으나 사지 마비 증상을 보이며 의식을 잃었다. 의료진이 진단한 병명은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이다.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40대 여성에게는 흔치 않은 질환이라 백신 부작용 가능성이 제기됐다.

B씨는 입원한 지 2주가 흘렀지만 자가 보행을 하지 못하고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야 장애는 해소됐으나 1.0으로 준수했던 시력이 크게 떨어졌으며 미각과 하체 일부의 감각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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