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시신 훼손 흉악범 신상공개도… 인권위 “방어권 보장해야”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5)씨 부모 살해 및 시신 훼손 혐의 등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다운. 연합뉴스, 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가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5)씨 부모 살해 및 시신 훼손 혐의 등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다운(36)씨가 낸 흉악범 신상공개 시 방어권 보장 관련 진정을 인용했다고 27일 밝혔다. 인권위는 이날 신상공개 대상이 되는 강력범죄 피의자에게 의견 진술 및 자료 제출 기회를 부여하는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해 인격권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를 최소화할 것을 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

앞서 경찰은 2019년 3월 17일 김씨를 살인 등 혐의로 검거하고 같은 달 25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김씨의 신상을 공개했다. 같은 해 김씨는 인권위에 “신상공개 전후 어떠한 통지도 받지 못했다”며 “의견진술 등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측은 “의견 진술 및 자료 제출 기회, 결정 내용 통지 절차는 규정돼 있지 않다”며 “신상공개는 범죄의 중대성을 판단해 공익을 위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피의자 신상 공개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반할 수 있고 신상이 한번 공개되면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사회적 평가 저하에 따른 인격권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를 수반한다”며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도 헌법상 적법 절차 원칙이 준수돼야 하므로 당사자로서는 신상공개의 실익을 실체적으로 다퉈보기 위해 의견 진술의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경찰이 폭언 등 강압 수사를 일삼고, 의료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김씨의 또 다른 진정은 증거 부족으로 기각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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