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비 내는 척하다 “응, 구라야~” 튄 학생[사연뉴스]

CCTV로 얼굴 확인, 경찰 신고해
“제보글 보고 찔리면 먼저 연락해 사과하길”

'전주 다말해'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지난 1일 한 지역 정보공유 페이스북 페이지에 누리꾼들을 분노케 한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제가 이런 일로 제보할 줄은 몰랐다. 저희 아빠는 택시를 운전하고 계신다”라는 글과 함께 올라온 10초 남짓 되는 영상에 누리꾼들이 “당장 도와주고 싶다”며 너도나도 나서기 시작했는데요. 무슨 사연일까요?

사건은 1일 0시30분쯤인 한밤중에 발생했습니다. 전주에서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던 글쓴이의 아버지는 남학생 A군을 승객으로 태웠습니다. 효자동에서 탑승한 그는 12시48분 한 중학교 후문에서 하차했다는데요. 당시 택시 요금은 만원이 넘게 나왔다고 합니다.

'전주 다말해'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그런데 글쓴이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당황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먼저 A군은 “친구가 나와서 돈을 줄 것”이라면서 택시 밖으로 나갑니다. 이후 그의 친구로 추정되는 B군이 조수석 문쪽으로 다가와 카드를 주려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데요.

이때 B군은 창문으로 카드를 주는 척하더니 그대로 냅다 뛰어 도망칩니다. 더 화나게 하는 대목은 녹음 파일에 그대로 담긴 B군이 도망치는 순간 “응 구라야~”라고 하는 목소리입니다.

돈을 내는 척 하다가 그대로 도망가는 모습. '전주 다말해'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글쓴이는 “요즘같이 힘든 시국에 최저시급도 넘는 금액으로 사기를 친 것에 저희 아빠가 느낀 허탈감이나 속상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차라리 돈이 없어서 솔직하게 말을 했으면 아빠는 분명 배려해줬을 것”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치 않은 몸으로 새벽까지 힘들게 일하시는 아빠가 얼마나 허탈해 하셨는지 아느냐”며 “끝까지 잡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마침 A군은 마스크도 안 써 CCTV에 정확히 얼굴이 찍혔고 글쓴이는 경찰 신고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글쓴이는 “상습범처럼 타자마자 뒷좌석으로 숨고 차량 앞 블랙박스에 안 나오려고 노력하더라”며 “공범인 학생도 (사건 발생 장소) 앞의 24시 빨래방 CCTV 정보 받아서 끝까지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글쓴이는 “보고 찔리면 먼저 연락을 남겨라” “경찰서 가서 끝까지 갈 건지 먼저 와서 사과할 것인지 본인이 선택하라”며 제보를 마쳤습니다.

누리꾼들은 글쓴이의 분노에 함께 공감했습니다. “이건 아니지, 잡는 것 도와주고 싶다” “합의해주지 마라. 용서해주면 그때뿐이더라” “저런 일들 많다더라. 정말 왜 저러는 건지”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글쓴이는 3일 국민일보와에도 “이런 일이 정말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대부분이 중고생”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전에도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선처를 해 넘어갔는데 돈을 돌려받는 걸 떠나서 이런 학생들을 지도하거나 행동을 개선하게 할 (별다른) 사항이 없다는 게 답답했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일이 더는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올렸다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학생들을 괘씸하게 생각하는 건 돈을 안 내고 도망간 행위뿐만은 아닐 겁니다. 더 불을 지핀 건 약 올리는 듯 무례한 태도가 아니었을까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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