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수조사 스텝 꼬인 국민의힘…속내는 복잡


부동산 전수조사와 관련해 국민의힘의 스텝이 꼬이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아닌 감사원 조사 카드로 더불어민주당에 맞불을 놨지만, 감사원은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조사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내놔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9일 감사원에 소속의원 102명 전원과 배우자, 직계존비속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전수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감사원이 정치적으로 독립성과 중립성이 확보돼 있고, 조사 전문성이 있는 기관”이라며 “직무감찰이 아닌 국민의힘 의원들의 부동산 거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감사원법상 국회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감사원도 법적 근거가 미비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의 조사 의뢰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추 원내수석은 “법적 시비와 관계없이 감사원에서 실태를 규명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교섭단체 5당이 공동으로 권익위에 부동산 전수조사를 의뢰한 것도 부담이다. 정의당 열린민주당 국민의당 시대전환 기본소득당은 이날 소속 국회의원과 가족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 의뢰서를 권익위에 제출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감사원은 국회의원의 부동산투기 여부에 대해선 직무 권한이 없다”며 “국민의힘이 조사를 의뢰하겠다는 건 국민들을 우롱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실제로 전수조사가 진행되면 대형 악재가 터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에서도 자신있다고 했지만 투기 의혹 의원 12명이 나오지 않았느냐”며 “우리도 조사하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고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명확하게 ‘투기 연루자가 없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럼에도 이걸 주저주저했다가는 후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감사원 조사로 방향을 정한만큼 원포인트로 감사원법을 개정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의원은 “여야 합의만 되면 감사원이 조사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백상진 이상헌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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