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공’ 논란 중심 관평원, 이전 제외 알고도 무시…국수본 이첩

관세청, 고시 무시한 채 막무가내 추진 정황
행복청·기재부도 확인 없이 건축 허가, 예산 편성
입주시기 도래 19명 중 9명이 전세 임대


세종시 공무원 아파트 특별공급(특공) 논란의 중심에 있는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이 세종시 이전 대상이 아닌데도 청사 신축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청사 준공 직후 아파트를 분양받아 수억원대 시세차익을 거둔 직원들에 대한 특공 취소 여부는 법리 검토를 거쳐 추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조정실은 11일 관평원 청사 신축 경위와 특별공급 과정을 조사한 결과 관세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기획재정부가 이전계획에 대한 고시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고시 개정도 안 됐는데 예산을 확보해 실시 설계를 완료했다는 것이다. 관평원은 관세청 산하기관이다.

국조실에 따르면 관세청의 청사 신축을 위한 부지 검토, 개발계획 변경, 예산 승인 등의 절차에서 고시 내용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행복청은 2017년 12월 관세청이 낸 건축허가 요청을 검토하는 과정에서야 이전계획에 대한 고시를 인지하고 관세청에 문제를 제기했다.

관세청은 행정안전부에 이전계획 고시를 개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관세청은 행안부의 답변이 오기도 전에 행복청 측에 ‘행안부가 긍정 검토 후 반영할 예정’이라는 거짓 의견까지 전달했다.

이에 행안부는 2018년 3월, 이전계획에 대해 변경고시 대상이 아니라고 답했지만 관세청은 이를 묵살했다. 고시 개정없이도 세종시 이전이 가능한 것으로 임의로 판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축허가를 검토 중이던 행복청에게도 행안부의 회신내용을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행복청은 관세청의 의견대로 2018년 6월 건축허가를 내줬고, 같은 해 하반기부터 청사 공사가 진행됐다. 다음 해가 돼서도 관세청은 고시 개정 협의를 추진했지만 행안부의 불수용 방침과 대전시 측 요청이 이어지자 결국 대전 잔류를 결정했다. 혈세 171억원을 들여 신축한 청사는 ‘유령 청사’로 전락했다.

국조실은 “지금까지 관평원 세종시 이전 추진과정에서 확인된 문제점 외에 당시 업무 관련자(퇴직자) 등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조사 결과 관련 자료 일체를 국가수사본부로 이첩, 수사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평원 직원 특별공급 신청 경과. 국무조정실 제공

국조실은 관평원 직원 82명 중 49명이 2017년 5월부터 2019년 7월 사이 특별공급에 당첨돼 계약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입주 시기가 도래한 직원 19명 중 실제 입주한 직원은 9명에 그쳤다. 입주하지 않은 10명 중 9명이 전세 임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명은 주택을 전매했다.

국조실은 “관평원 직원 특별공급 자료 일체는 수사 참고자료로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하고, 특공 취소 여부는 행복청이 의뢰한 외부 법률 전문 기관의 법리 검토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엄정히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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