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제로시대’ 신용카드사들의 생존법

신사업 진출, MZ세대 공략, 플랫폼·데이터 활성화


최근 신용카드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미래 먹거리’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계속해서 하락하며 더 이상 핵심 수입원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 지 오래다. ‘수수료 제로 시대’를 맞아 카드사들은 신사업 진출, MZ세대(2030세대) 시장 공략, 데이터·플랫폼을 활용한 맞춤형 고객 관리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결제시장에서의 수익성이 시원치 않자 카드사들은 신사업을 시도하는 등 기존에는 비주류 사업으로 평가받던 섹터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부터 ‘오토금융(자동차 할부 금융)’ 영업점을 두 배 이상 신설하며 공격적인 영업망 확장에 나섰다. 가격대가 높은 수입차에 대한 할부 상품도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하나카드의 경우 기존에 전혀 투자하지 않았던 오토금융 사업에 이달부터 전격 뛰어들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기존 수익 모델로는 살아남기가 힘들어지니 주로 캐피탈사들의 영역이었던 오토금융에도 뛰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부문에서는 하나카드 고객이 아니어도 신청할 수 있는 중금리대출 상품을 론칭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신용카드사가 전통적인 사업 영역을 넘어 캐피탈, 인터넷은행 등과 새로이 경쟁하기 위해 ‘불모지’로 진출하고 있다”면서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기존 산업 간 장벽이 무너지고 결국에는 소수만 살아남는 ‘진흙탕 싸움’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카드, 롯데카드, 삼성카드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상품 출시에 적극적이다. 자기계발과 여가에 돈을 아끼지 않는 ‘젊은 시장’을 노린다는 설명이다. 현대카드는 기존에 40~50대를 주 타깃으로 출시했던 프리미엄 카드 라인의 연회비를 10만원대로 낮춘 그린카드와 핑크카드를 출시했다. 특히 그린카드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도 전년 대비 매출이 상승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핀크,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업체와 손잡고 MZ세대를 위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주로 결제액, 한도, 사용처 등 복잡한 혜택 조건을 단순화하고 똑똑한 소비를 가능케 하는 카드가 인기다. 스타트업 창립자들의 연령대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젊은 사장님’들을 노린 개인사업자 전용 ‘고위드 법인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삼성카드는 자사 마스코트인 사자 캐릭터를 활용, 유튜브와 온라인게임 등 젊은 세대가 친숙한 매체를 통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씨카드, 신한카드, 국민카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고객 관리에 나섰다. 기존에는 고객들의 성향이나 니즈를 추정하기만 했다면, 향후에는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이용해 더 구체적이고 정교한 혜택, 우대조건, 대출 기준 등을 설계해 개인별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30대’ ‘기혼자’ ‘대학생’ 등 기존에 사용됐던 모호한 기준 대신 개개인별로 맞춤화된 분류작업으로 고객 관리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산업군별로 흩어져있는 개인정보를 한곳에 모아 가공, 활용하는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 페이판, 국민 리브메이트, 비씨 페이북 등 카드사마다 별도로 존재하는 앱을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있다. 뱅킹, 결제, 포인트 등 다수 앱에 흩어져있는 주요 기능을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고, 오픈뱅킹 기능을 활용해 해당 앱에서 금융 관련 서비스 전반을 전부 이용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신한카드는 페이판 앱에서 자산관리, 건강관리, 스타벅스 오더 등 생활 기능도 종합적으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국민카드는 통신사업인 리브엠(Liiv M)에서 수집한 고객정보를 금융정보와 결합해 보다 구체적인 고객데이터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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