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 뒤범벅’ 충격의 개번식장…1살 샤페이 생존기 [개st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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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전남 광양에서 승려가 운영하는 불법 개번식장(왼쪽)이 적발됐다. 1살 샤페이 '페이'(오른쪽)은 문제의 번식장에서 구조돼 가족을 기다린다. 제보자 인스타그램 @moonbow0517

그 스님은 품종견주들에게 접근했어요. 개 키우기 어렵지 않냐, 자기네 절에 풀어놓고 잘 돌보겠다, 설득해서 데려갔대요. 한 견주가 확인하러 갔는데 글쎄, 그렇게 데려간 100마리 넘는 개들로 불법 번식장을 만들었던 거죠.”

지난달 전남 광양의 한 동물단체에 황당한 제보가 들어왔어요. 어느 승려가 갈 데 없는 품종견을 대신 돌봐준다며 거둬갔는데, 데려간 곳은 절이 아닌 100마리 넘는 개를 가둔 불법 번식장이라는 내용이었죠. 생명존중을 내세우는 종교인이 사실은 개장수라니? 시민단체와 공무원들은 반신반의하며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문제의 개번식장을 운영한 승려의 개인 SNS 계정에는 불법적으로 개를 번식, 판매한 정황이 담겨 있다.

하필이면 그날은 5월 17일, 석가탄신일 불과 이틀 전이었습니다.



“차라리 승려 자격을 포기하겠다”…탐욕스러운 그의 정체

눈 앞에 펼쳐진 건 거대한 불법 강아지공장. 들판에 방치된 30여개의 녹슨 철창, 그 내부에는 개들이 치와와, 시바견, 샤페이 등 품종별로 나뉘어 갇혀 있었습니다. 승려는 중성화하지 않은 암컷과 수컷을 한데 가둬 출산을 강요하고 있었죠. 사육환경 또한 극도로 열악했습니다. 배설물을 방치하는 바람에 동물 대부분은 심각한 피부병과 안구질환에 시달렸습니다.


승려가 운영하는 불법 사육 현장이 적발된 5월17일 모습. 그날은 석가탄신일 불과 이틀 전이었다.

광양시 관계자에 따르면 시설물의 입지 자체가 불법이었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의 공공부지를 불법 점유한 데다, 인근 마을에서 이용하는 저수지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가축사육제한구역’에 위치해 있었죠. 승려의 개번식장은 강제 철거대상에 해당했습니다.

생산된 강아지들을 불법 유통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계정을 확인한 결과, 승려는 어린 품종견을 마리당 40만, 50만원씩 받고 인근 펫숍 등에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승려는 불법 번식한 품종견을 마리당 40~60만원씩 받고 판매했다. 게시물에 등록된 판매자 주소를 검색하면 승려가 운영하는 개인 사찰, 그와 계약한 펫샵이 나온다.

자신의 개번식장이 적발됐다는 소식을 듣고 승려가 달려왔습니다. 그는 동물 소유권을 포기하라는 시 공무원의 요청을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당시 구조작업에 참여했던 시민 김세현씨는 “승려는 ‘개는 절대 포기 못 한다, 중 자격을 반납하더라도 포기 안 하겠다’고 소리질렀다”고 설명합니다.

포기한 26마리의 개, 시민의 품으로

이것이 무소유, 아니 풀소유의 정신일까요? 범죄 행각이 적발된 그 와중에도 그의 욕심은 끝이 없었습니다. 시민단체의 줄기찬 설득에 결국 26마리의 소유권은 포기했지만 건강상태가 양호하고 상품가치가 높은 치와와, 시바, 리트리버 등 5마리는 기어이 챙겨갔습니다.

종교인의 탈을 벗은 그의 정체는 개장수였습니다. 그는 반려견을 쉽게 포기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과 종교인을 향한 믿음을 교묘히 이용한 겁니다. 대원불교조계종 측은 “불자라고 믿기 힘든 불경스러운 일을 저질렀다. 해당 승려는 즉시 종단에서 제명 처분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법적 조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가 운영하는 개번식장이 이곳 외에도 2~3곳 더 있다는 추가 제보가 있거든요.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해당 승려를 동물 학대 및 동물불법판매 혐의로 고발할 준비 중”이라고 밝혔죠.

문제의 개번식장에서 구조한 16마리 개들. 제보자 김신애씨와 동료들의 노력으로 전국 각지의 임시보호처에 머물며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시민단체 광양 길고양이친구들 등이 해당 승려를 고발할 예정이다. 제보자 제공

우여곡절 끝에 구조된 페이와 25마리의 개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당장 갈 곳조차 없던 개들은 제보자 김신애씨 등 시민봉사자와 동물구조단체 코리안독스, 학사모 등이 임시보호 중입니다.

“이래 봬도 1살이에요” 애교만점, 페이의 가족을 기다립니다

“온몸에 자글자글한 주름 봐~ 페이야, 너 몇살이니?”

"킁킁, 이 냄새는?!" 호기심 많은 1살 페이의 모습. 샤페이는 애교가 많지만 보호자를 보채지 않는 독립적인 성격의 견종이다.

주름만 보면 20살 노견 같지만 실은 1살을 갓 넘긴 개린이(개+어린이의 합성어). 오늘의 주인공 ‘페이’랍니다. 페이는 문제의 불법 번식장에서 나고 자란 것으로 추정돼요. 구조 직후에는 사람을 무서워했고, 갈빗대가 드러날 정도로 영양실조에 시달렸다고 하네요.

임시보호 3주차, 페이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국민일보는 지난 15일 경기 수원에 있는 페이 임보처를 방문했습니다. 임보자 유승준(31)씨의 따뜻한 보살핌 덕분에 지금은 낯선 사람도 활짝 반기는 사교성 좋은 견공이 됐답니다.

"형 덕분에 건강해졌어요." 직장인 유승준씨의 3주간 돌봄 덕분에 1살 페이는 영양실조를 이겨내고 건강을 되찾았다.

페이는 애교가 많지만, 얌전한 성격이에요. 재택 근무하느라 바쁜 임보자를 재촉하거나, 크게 짖는 등 말썽을 부리지 않는답니다. 배변패드 교육도 나름 순조로워서 처음엔 10장씩 깔아주던 패드가 점차 4개, 3개씩으로 줄어들고 있어요.

뽀송뽀송한 수건처럼 사랑스러운 1살 샤페이, 페이의 가족을 모집합니다. 입양에 도전하실 분은 기사 하단의 신청서를 작성해주세요.

"그렇게 다가오면 부끄럽잖아요" 카메라를 비추자 쑥쓰러워하는 페이 모습. 얼굴에 주름이 많지만 1살 개린이다.


*최강 노안 샤페이, 페이가 가족을 기다립니다.
- 1살 / 수컷(중성화O) / 10kg
- 사람, 강아지 모두 좋아하는 사교적인 성격
- 독립적인 성격이며 헛짖음 없음
- 배변패드 훈련중 (현재는 베란다에서 배변함)

*입양을 희망하는 분은 아래의 신청서를 작성해주세요.
- http://naver.me/FNmLJcj4



이성훈 기자 김채연 인턴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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