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결단” vs “후단협 시즌 2” 與 경선 두고 설전 지속

22일 의원총회 앞두고 장외 여론전
“경선 연기 요구 2만명” vs “65.1% 원래대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대선 경선 연기를 둘러싸고 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양측은 의원총회를 하루 앞둔 21일에도 장외 여론전을 이어갔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현재 상황을 보면 코로나 사태도 그렇고, 상대가 어떻게 하느냐와 보조를 맞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 차원에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는 좀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선 시기 조절 하는 것은 당헌 개정사항이 아니다. 당무회의 의결 사항”이라며 “(4·7 재보궐선거 공천) 그 문제와 결부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견강부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9일에도 “후보가 됐는데 선거에 지면 무슨 소용이 있냐”며 경선 연기를 촉구하는 등 최근 선봉에 서서 경선 연기를 적극 주장하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광재 의원도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이럴 때 항상 보면 1등 여론조사 1등 한 분이 전격 양보를 해서 당도 살리고 지지율도 높이는 게 저는 가장 현명한 길”이라며 “국민의힘이 경선할 때쯤 하는 게 순리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통 큰 결단을 하면 좋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까운 전혜숙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시기 조율이 필요하다는 권리당원 서명자 수가 이틀 만에 2만명을 넘었고, 이렇게 당원들의 요구가 절박하다”며 “우리 민주당의 대통령 경선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우리 중 누군가의 경선 승리가 아니라 민주당의 대선 승리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친문 성향의 신동근 의원도 “똑같은 논쟁이 2016년에도 있었다. 현역 단체장 후보들이 나서 2017년 6월 조기경선을 미룰 것을 요구했다”며 “(이들은) 두 가지 이유를 댔다. 문재인 대세론 속에서는 역동적인 경선이 어렵고 둘째, 단체장들이 사퇴하는 경우 지자체 공백이 우려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사도 (지난 대선) 당시 경선 일정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헌상 미룰 수 있는 예외조항이 있다는 것이 근거였다”며 “코로나 방역, 휴가철을 피해 경선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은 2016년의 연기 사유보다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재명계도 지지 않고 ‘원칙론’으로 맞불을 놓았다. 또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측의 공세를 지지율 낮은 후보의 시간벌이로 규정했다.

이규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당대표 선출이 마스크를 벗고 했던 경선인지 묻고 싶다”며 “서울ㆍ부산 보궐선거에 참패한 것은 경선 흥행을 못 해서가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개혁에 성과를 내지 못했고,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원칙과 명분을 저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린 학생들도 시험공부 안 했으니 시험 날짜를 연기하자고 하지는 않는데, 한 나라를 경영하겠다는 분들께서 준비가 덜 됐으니 내가 이길 수 있을 때까지 연기하자고 해서야 되겠냐”며 “입만 열면 공정 외치면서 스스로 불공정한 행위를 하면 되겠냐”고 되물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1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에서 열린 '경상남도·경기도·경남연구원·경기연구원 공동협력을 위한 정책 협약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남도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

민형배 의원은 “어떤 사람은 경선 연기는 왕이 되기를 포기한 영주”들의 지분 싸움이라고 말하지만 차마 그렇게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경선연기 주장을 보며 문득 노무현 대통령 후보 시절 후단협이 떠오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후단협은 ‘후보 단일화 협의회’의 약자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정몽준 당시 국민통합21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를 요구하며 노 후보의 사퇴를 요구한 의원 그룹을 뜻한다.

민 의원은 “작금의 경선연기가 행여라도 2021년 전개되는 후단협 시즌2가 될까 두렵다”며 “민주당의 큰 어른들께서 희극으로 우스워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전용기 의원 역시 “일각에서 나오는 경선 연기 주장에 대해서는 백분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원칙은 원칙이다. (경선 일정 관련)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65.1%는 ‘원래대로’를 선택했다고 한다”며 “지금껏 정당들이 경선을 연기했지만, 대부분의 선거에서 이기는 쪽은 미루지 않은 쪽이었다. 이번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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