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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죽음의 F조’서 살아남을까

1950년대 푸스카스 앞세운 최강 팀
유명 선수 없지만 죽음의 조서 선전
독일과 마지막 경기 앞둬…산술적으로 16강 가능

프랑스전 선제골을 넣은 헝가리의 아틸라 피올라. AFP연합뉴스

지난 1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푸스카스 아레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7위 헝가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F조 2차전 경기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팀 프랑스(랭킹 2위)와 1대 1 무승부를 거두는 파란을 일으켰다.

킬리안 음바페(PSG) 카림 벤제마(레알) 앙투안 그리즈만(바르셀로나). 이름만 들어도 무게감 있는 프랑스의 공격진을 상대로 헝가리는 ‘원 팀’ 정신으로 맞섰다. 프랑스보다 7㎞나 더 뛰며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으로 매서운 프랑스 공격을 막아냈다. 수비가 뚫렸을 땐 이 팀의 거의 유일한 ‘네임드’ 선수인 골키퍼 피터 굴라시가 든든히 골문 앞을 지켜냈다.

웅크리던 헝가리는 찾아온 단 한 번의 기회를 골로 연결시켰다. 간결한 다이렉트 패스를 이어 받은 헝가리 리그 소속 윙백 아틸라 피올라는 빠른 스피드로 프랑스 측면을 파고들어 선제골을 터뜨렸고, 경기장을 가득 채운 5만5998명의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사실 헝가리는 이번 유로 2020 전망이 어두웠다. F조는 자타공인 ‘죽음의 조’였기 때문이다. 프랑스 외에도 우승 후보로 꼽히는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팀 독일(랭킹 12위)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이끄는 유로 2016 우승팀 포르투갈(랭킹 5위)이 도사리고 있었다. 다른 팀들의 선발 명단에 비해 유럽 5대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약 4명밖에 포함되지 않은 헝가리의 선발 명단은 초라한 게 사실이었다.

게다가 헝가리는 오랜 시간 국제무대에 얼굴을 비추지 못한 팀이었다. 페렌츠 푸스카스란 ‘레전드’가 활약하던 1950년 헝가리는 유럽 축구 최강국 중 하나였다. 하지만 1956년 헝가리 혁명 이후 주축 선수들이 헝가리를 떠나며 성적은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1986 멕시코월드컵 이후엔 아예 주요 대회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음바페(오른쪽)를 막아내는 엔드레 보트카. 신화연합뉴스

유로 2016은 헝가리가 과거의 영광을 다시금 추억할 수 있었던 대회였다. 플레이오프에서 노르웨이를 3대 1로 꺾고 44년 만에 유로 본선에 진출했던 헝가리는 오스트리아를 꺾고 포르투갈-노르웨이와 비기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플레이오프에서 우여곡절 끝에 아이슬란드를 잡고 본선에 합류한 헝가리는 이번에도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첫 경기였던 포르투갈전에서도 헝가리는 견고한 수비 조직력과 재빠른 역습 전술로 84분까지 0대 0을 유지했다. 하파엘 게레이루가 넣은 행운의 선제골이 없었다면 이 경기에서도 헝가리의 이변이 이뤄질 수 있었다.

여전히 헝가리는 프랑스(승점 4) 독일 포르투갈(이상 승점 3)에 이은 F조 4위(승점 1)다. 24일엔 독일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현실적으로 헝가리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낮지만, 공은 둥글다. 또 한 번의 기적을 연출해 우승 후보들을 제치고 본선 진출을 확정할 가능성도 있다. 유로에선 조 3위도 와일드카드 자격을 얻어 16강에 오를 수 있다.

마르코 로시(이탈리아) 헝가리 감독은 프랑스전이 끝난 뒤 “우리는 용감함과 뜨거운 심장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며 “우리는 헌신하고 성실하며 발전하는 선수들을 보유했다.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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