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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냐 ‘재조정이냐’…한·미워킹그룹 놓고 한·미 해석차

정부는 북한 고려 ‘종료’에 방점
미국은 ‘정리 후 재조정’에 방점


한·미 외교당국 간 협의체인 한·미 워킹그룹 종료 여부를 두고 양국이 미세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가 앞서 워킹그룹 ‘종료’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미국은 종료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피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추진하려는 우리 정부가 북한이 반감을 표해온 워킹그룹에 마침표를 찍는데 방점을 찍은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워킹그룹 종료에 대한 질문에 “한국 등 동맹과의 협의와 조율을 대북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 핵심적이며 우리는 정부 각급에서 다양한 외교적 메커니즘을 통해 대북 관여를 계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종료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한·미는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서 워킹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는 지난 22일 우리 외교부 발표와는 온도차가 있는 것이다.

정부소식통 등에 따르면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협의에서 향후 워킹그룹 운영 방안과 관련해 ‘컨클루전’(conclusion)이라는 단어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클루전은 ‘결론’이라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마무리’ ‘정리’라는 뜻도 있다. 우리 정부는 종료라고 해석해 발표한 반면 미국은 ‘정리 후 재조정’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서 혼선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양국이 합의한 표현은 컨클루전으로 워킹그룹을 종료하고 후속 조치를 마련한다는 것”이라며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재조정(readjusted)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반감을 표해온 워킹그룹이라는 이름을 떼는 것이지 대북정책을 조율하는 데 있어 한·미 간 협의구조에 변화게 생기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한·미 양국은 워킹그룹 대신 국장급 협의를 강화해 대북 협력을 위한 포괄적인 논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워킹그룹은 곧 제재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의제를 넓히자는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 대표도 전날 밤 외교안보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워킹그룹 종료(terminated) 후 대북정책은 어떻게 조율하냐’는 질문에 “종료되는 것이 아닌 재조정되는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한·미 간 협의구조를 없앴다는 게 아니라 워킹그룹이라는 명칭을 우선 바꾼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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