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국민의당 채무 9억’도 책임지기로 가닥

사무처 당직자 고용승계도 합의
국민의힘, ‘당명’ 빼고는 통큰 양보
국민의힘 사무처노조-권은희 설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은희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에서 현재의 당명 변경을 제외한 대부분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이 안철수 대표에게 갚아야 할 9억여원의 채무 문제와 국민의당 사무처 당직자 고용승계 문제를 국민의힘이 책임지기로 잠정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민의힘 사무처 노동조합이 고용승계 등에 노조의 동의가 필수라고 요구하면서 합당 실무논의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23일 양당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합당 주요 쟁점 사항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다. 10여명에 달하는 국민의당 사무처 직원의 고용승계도 국민의힘은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출범 과정에서 새로운보수당 당직자 고용승계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못하면서 통합 과정에서 논란이 생긴 바 있다.

또 국민의당이 안 대표에게 빌린 9억원여원의 채무도 국민의힘이 떠안기로 했다. 국민의당이 합당 전 해결하지 않고, 양당이 신설합당을 결정하면서 ‘큰집’인 국민의힘이 안 대표에게 진 채무도 책임지게 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또 통합 신설정당의 정강정책에 국민의당이 요구한 ‘중도실용’ 노선 명시도 합의했다.

국민의힘이 당명 변경을 제외한 국민의당의 요구사항 대부분을 전격적으로 수용한 셈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섰지만 당이 연속성이 있는 만큼 주호영 전 원내대표 때 합의했던 사항을 없던 걸로는 할 수 없다”며 “가치를 확장하는 차원으로 조율해서 정강정책 등도 고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통 큰 양보를 결심한 건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빠르고 잡음 없이 매듭지어 대선을 앞두고 명실상부한 야권 ‘빅텐트’를 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관련 실무협상단 회의에서 국민의힘 성일종(오른쪽) 의원과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국민의힘 사무처 노동조합은 이날 고용승계와 채무 변제 등에서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사무처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합당을 볼모로 한 과도한 요구(당명 변경, 사무처 전원 고용 승계, 채무 변제 등)는 국민적 기대를 악용하는 파렴치한 불공정 행위이자 꼼수로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이 최근 당협위원장을 임명하고, 사무처 당직자를 늘린 것을 ‘물 먹인 소’에 비유하며 “양두구육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국민의당 측 실무협상단장인 권은희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을 물 먹인 소에 비유하면서 비하하는 문제는 합당의 정신을 흔드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합당은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양두구육의 행태라고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대기업(국민의힘)이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단가 후려치기를 하는 행태의 전형이다. 강한 유감”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은 전날 국회에서 1차 회의를 가졌다. 양당 실무협상단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정례회의를 하는 데도 합의, 2차 회의는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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