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재난지원금 두고 홍남기·우원식 설전(ft.정청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자 여당 의원의 공세를 받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철학이 맞지 않는 홍 부총리와 같이 갈 수 있겠냐고 했다. 정청래 같은 당 의원도 “돈 관리자가 돈 주인 행세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반대하는 입장인가’라는 우 의원의 질문에 “소득이 높은 자산 최상위 계층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국민 세금을 합리적·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최상위 소득 계측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우 의원은 “10년 전 아동 무상급식할 때 (삼성) 이건희 손자까지 공짜 밥을 줘야 하느냐 얘기를 듣는 것과 같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전 국민 위로금을 검토하라고 했는데 홍 부총리가 10년 전 선별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매우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부총리는 “아동 급식비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같은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미국도 고소득층 지원을 안 하는데 다 이유가 있다”고 받아쳤다. “위기 상황에 국민을 위해 쓸 돈을 재정 당국이 곳간을 쥐었다고 해서 마음대로 조정해 국민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는 우 의원 지적에 홍 부총리는 “정부가 재정 역할을 안 했다는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그는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재정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지난해 59년 만에 4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다”며 “올해도 2차 추경을 준비하는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세금을 거둬서 지원할 때는 재정 운영원칙, 재정 효율성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며 “재정을 맞고 있는 장관으로, 곳간 지기로서 재정을 움켜쥐는 게 아니라 저도 국민 세금을 합리적, 효율적으로 쓰라는 미션도 국민에게 부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와 올해 100조원 적자 국채를 냈는데 재정을 맡은 사람으로서 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재정을 맡은 입장에서 국민 세금을 합리적,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노력을 양해해주고 이해해달라”고도 했다.

홍 부총리는 ‘버팀목자금 지원 규모가 700만원으로 상향되는가’를 묻는 정일영 민주당 의원 질의에 “검토 중”이라면서 “지난번보다 높은 금액을 검토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코로나19 위기로 집중적 타격을 받은 계층도 있고 많은 국민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며 “타격을 입은 계층이 저소득층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한 만큼 국민지원금, 타격을 많이 입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집중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 이어 “캐시백 제도와 일부 채무 상환도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반대하는 홍 부총리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첫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줬는데 그때는 옳고 지금은 다르다는 어떤 논리로 설명할 것이냐”며 홍 부총리를 몰아세웠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그때도 정부에서 일관되게 답변을 드렸으나 국회서 결정해서 지급됐다”며 “정부는 그렇게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반복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산과 소득이 높은 최고위층에 지원금을 주는 것보다 그 돈을 소상공인에게 더 얹어주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냐”며 “이번에도 여러 지적이 있어서 국민지원금, 소상공인을 두텁게 지원하는 피해지원금, 그리고 캐시백까지 해서 사실상 모든 국민에게 맞는 형태로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신용카드 캐시백 등 소비 진작 정책과 관련해 작년에 소비가 5% 감소했다”며 “올해 소비와 내수가 회복되고 있지만, 해외 소비가 없어 연간으로 볼 때 2.8~3.0%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가 가지고 있는 소비력을 훼손하지 않고 견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하반기 소비 진작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한 홍 부총리는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면서 민간에서도 저절로 소비가 늘어나는 분야가 있을 텐데 여기에 정부도 보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더 이상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없음을 시사했다. 기재위원장인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 추경하고 한 번 더 할 상황은 아니라고 봐야 하냐”는 질문에 특별한 언급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윤 위원장이 “이번 추경 재원 중 2조원을 부채 상환에 쓴다는데 맞느냐”고 묻자 홍 부총리는 “검토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우원식 “홍남기와 같이 갈 수 있겠냐”

이 같은 전체회의를 마친 뒤 우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홍 부총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같은 날 오후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해 “돈 많은 사람은 세금을 더 내는 거지 국민 모두가 받을 혜택을 덜 받아야 하는 게 아니다. 그렇게 덜 받으려면 세금을 내고 싶지 않아질 수도 있다. 그런 논란까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성격은 전 국민에게 모두 드리는 것이 옳다”며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을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선별이냐 보편이냐 하는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국민 간의 갈등을 일으키고 또 선별하면 그거를 분리하는 그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 전에 아동수당 10%때도 들어가는 비용이 더 많고 더 복잡하기 때문에 결국 10%로 하는 걸 보편복지로 바꿨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번 당정 간의 갈등, 민주당과 홍 부총리 갈등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홍 부총리 해임 건의안 등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 의원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우회적으로 동조했다. “이해찬 대표 시절 전 국민 재난지원금 때 이 대표도 그런 얘기를 했다. 이렇게 해서 어떻게 같이 갈 수 있겠냐. 나도 그 얘기를 하고 싶다”고 한 우 의원은 “전 국민 위로금이다. 더 과감한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렇게 얘기한 게. 그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인데 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받은 분이 지금 권한이 아주 강한 기재부 장관이 돼서 그걸 계속 이렇게 한다는 것은 철학이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우 의원은 “우리나라 재정의 국가부채율이 3050 그러니까 3만 달러에 5000만, 7개 나라가 있는데 그중 가장 건전하다”며 “반면 가계부채율이 가장 나쁘다. 코로나 시기에 국가가 감당해 줘야 할 몫을 국민이 그대로 감당해왔다. 가계부채가 다른 나라보다 2배 이상 그 기간 올라간다. 이런 부분에 대해 우리 재정 당국이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돈 관리자가 돈 주인 행세하면 안 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남기 부총리, 정신 차리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정부와 철학이 안 맞는 인사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상위 계층에 재난지원금이 적절하냐는 항변은 재난지원금의 성격을 모르시는 말씀”이라고 한 정 의원은 “전 국민 무료 백신 접종할 때 최상위 계층이라고 따로 돈 받았냐”고 했다. 그는 이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냐?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로 고생한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국가가 위로하는 차원”이라며 “뭘 빼고 말고 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코로나가 최상위계층은 피해갔냐”며 “이건 전 국민을 상대로 한 국가정책이다. 최상위계층 차별주의 정책이다”라고 했다. “돈 관리자가 돈 주인 행세하면 안 된다. 돈 주인은 국민이고 대통령 뜻도 전 국민 보편적 지급인데 왜 이리 몽니가 심하냐”고 지적한 정 의원은 “대한민국은 기재부의 나라가 아니다. 계속 이런 식이면 이 정부와 철학이 안 맞는 인사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제발 정신 좀 차려라”라고 비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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