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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피칭도 불사한 류현진, 결국 살려낸 체인지업

루틴 깨고 교정 위해 두 차례 불펜 피칭
MLB 통산 809탈삼진 ‘한국인 2위’ 대기록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2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세일런필드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가진 2021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경기 7회초에 역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프로로 데뷔하고 이듬해인 2007년부터 불펜 피칭을 줄였다. 데뷔 시즌부터 18승(6패)을 쌓고 신인왕을 차지해 한화의 에이스로 자리를 잡아가던 2년차에 투구 수 증가로 인한 체력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불펜 피칭을 캐치볼로 대체한 것이 그의 ‘루틴’으로 자리를 잡았다. 루틴은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선수의 습관 정도로 해석된다. 누군가는 불펜 피칭에서 루틴을 만들지만, 류현진은 반대였다.

그 사정을 알 리 없는 ‘야구 본고장’ 미국에서 한때 불펜 피칭에 임하지 않는 류현진을 놓고 논란이 불거진 적이 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로 이적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로 입성한 2013년 ‘불펜 피칭을 거른다’는 이유로 현지 언론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자신만의 루틴을 포기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그해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고 불펜 피칭 논란을 일소했다. 류현진은 지금도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하던 대로 하라”고 조언한다. 자신만의 루틴을 지키라는 얘기다.

이런 류현진이 루틴을 깨고 불펜 피칭을 두 차례나 소화했다. 올 시즌 하락한 체인지업 제구력을 살려내기 위해서다. 류현진에게 체인지업은 패스트볼 다음으로 많이 배합하는 주력 구종이다. 상대 타자의 헛방망이질을 끌어내는 결정구로도 사용한다. 하지만 류현진의 올해 체인지업은 조금 달랐다. 원하는 곳으로 들어가지 않는 체인지업은 종종 홈런 타구가 돼 날아갔다.

올 시즌 6승을 수확했던 지난 21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경기(7대 4 승)에서 1회말 주자 없는 1사 때 트레이 맨시니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선취점을 빼앗긴 순간에 던진 공도 체인지업이었다. 평소 25% 안팎이던 류현진의 체인지업 구사율은 그날 17%에 머물렀다. 류현진은 당시 승리투수가 되고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체인지업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걱정했다.

류현진은 절치부심한 듯 최근 두 번의 불펜 피칭에서 체인지업을 점검했다. 그 노력은 곧바로 결실을 맺었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세일런필드에서 볼티모어와 가진 메이저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동안 7피안타 2볼넷 4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7승(4패)을 수확했다.

무실점 행진을 펼친 7회초 1사까지는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것은 살아난 체인지업이다. 류현진이 이날 91개를 던진 공 가운데 체인지업은 26개로 공 배합의 29%를 차지했다. 그중 7회초 선두타자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시속 80마일(128.7㎞)로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그렇게 3회초 선두타자 팻 발라이카부터 한 번도 허용하지 않은 범타가 15타자 연속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대기록이 수립됐다. 류현진은 이날 세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메이저리그 통산 탈삼진을 809개로 늘었다. 이는 김병현(806탈삼진)과 공동 타이틀로 보유한 한국인 메이저리거 탈삼진 부문 2위를 단독으로 앞지른 기록이다. 류현진보다 많은 삼진을 잡은 한국 선수는 박찬호(1715탈삼진)가 유일하다. 토론토는 이날 트위터에 “축하합니다, 블루제이스 에이스”라고 한국어로 적어 류현진의 대기록을 축하했다.

류현진은 경기를 마친 뒤 한국인 탈삼진 2위 기록에 대해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런 기록이 나오면 기쁘고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작 그가 만족한 대목은 대기록 수립보다 체인지업 제구력 회복에 있었다. 류현진은 “지난 두 경기보다 느낌이 좋아 이날은 더 많은 체인지업을 던졌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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