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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거듭된 논란에 ‘학폭’ 이재영-이다영 손 놨다

흥국생명 “두 선수 진심어린 사과 반성 없어”
반성문 올렸다가 삭제하고 피해자 고소한 두 자매
복귀 저울질한 흥국생명도 여론 분노 키워

흥국생명 이재영(오른쪽)과 이다영이 지난해 10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미소짓고 있다. 뉴시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결국 논란의 중심에 선 학교 폭력(학폭) 당사자 이재영·이다영(25) 쌍둥이 자매의 손을 놨다. 두 선수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됐지만, 앞으로 배구 코트에서 모습을 보긴 힘들 전망이다.

흥국생명은 2021-2022 프로배구 V-리그 정규리그 선수 등록 마감일인 30일 박춘원 구단주 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두 선수를 등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박 구단주는 입장문에서 “이재영, 이다영 선수의 학교 폭력과 관련해 배구를 사랑하시는 팬들께 실망을 끼친 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학교 폭력은 사회에서 근절돼야 할 잘못된 관행으로, 구단 선수가 학교 폭력에 연루돼 물의를 일으켜 구단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이어 “구단은 두 선수의 진심어린 반성과 사과, 피해자들과의 원만한 화해를 기대했으나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판단했다”며 “두 선수가 현재 선수로서의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해 미등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이 결별을 선택함에 따라, 두 선수는 다시 FA 신분을 얻게 됐다. 이론적으론 흥국생명을 포함한 7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해 다시 코트를 밟을 수 있다. ‘선수’ 자격을 잃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는 8월 14~29일 열리는 컵대회 전까지 선수 등록을 마칠 경우 컵대회에 출전할 수 있고, 오는 10월 16일 개막 예정인 V-리그엔 3라운드 종료 전까지 등록하면 선수로 뛸 수 있다. 다만 쏟아질 비난을 감수하고 반성하지 않는 학폭 당사자의 영입에 나설 구단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두 선수는 지난 2월 중·고교 시절 학폭 사실이 폭로된 뒤 소셜 미디어 상에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논란이 잠잠해지자 사과문을 지웠고, 지난 4월엔 학폭 사실이 없다며 도리어 폭로자를 고소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을 계속했다.

섣불리 선수 등록을 추진한 흥국생명의 대응도 논란을 키웠다. 학폭 논란이 불거진 뒤 두 선수에 프로배구 경기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던 흥국생명은 지난 22일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두 선수를 등록하겠단 입장을 전했다. “선수 등록이 곧 코트 복귀를 뜻하는 건 아니다”며 두 선수를 일단 등록한 뒤 이다영은 그리스 리그로 임대 보내고 이재영은 여론을 살펴 활용하겠단 의중이었다. 지난 21일 끝난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의 성적이 저조해 두 선수 복귀 여론이 슬며시 고개를 든 것에 발맞춘 행보였다.

하지만 징계 후 4개월 만의 선수 등록 추진에 팬들은 크게 분노했다. 몇몇 팬들은 두 선수의 코트 복귀 반대 문구가 반복해서 나오는 전광판을 싣고 흥국생명 본사와 KOVO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광화문과 상암동 일대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기까지 했다. 결국 지난 28일 두 선수 등록에 대한 입장문을 내려던 흥국생명은 악화된 여론에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 직전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통해 흥국생명에서 만난 두 쌍둥이 자매는 단 1년 새 자신들이 보인 행동들로 인해 V-리그 최고 선수이자 국가대표 주전 선수로서의 지위를 모두 잃게 됐다. 두 선수를 등에 업고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란 수식어까지 얻었던 흥국생명도 차기 시즌 성적은 물론 실추된 구단·기업 이미지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흥국생명 ‘이다영·재영 학폭’ 딜레마… 선수등록 철회할 듯
흥국생명 결국 이재영·다영 선수 등록 포기 “깊은 사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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