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 초상 위 중산복 차림 시진핑 “공산당 만세”

아편전쟁 치욕 언급하며 “중화민족 부흥" 강조
행사 열린 3시간 동안 천안문일대 비 안 내려
“하늘도 도왔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인 1일 경축 행사가 펼쳐진 수도 베이징의 천안문광장 모습. 행사장 중앙에 중국 국기인 대형 오성홍기가 펄럭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산복 차림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베이징 천안문광장에 걸린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 위 연단에 등장하자 관중들이 일제히 함성을 내질렀다. 시 주석이 중화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할 때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시 주석과 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광장에 모인 사람들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코로나19를 완전히 극복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천안문광장에는 이날 아침부터 공산당원들을 태운 버스가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전국의 9514만 당원 가운데 특별히 선발된 사람들이다. 중국 정부는 이날 행사에 7만명이 참석했다고 발표했다. 기념식이 시작되기 전 베이징 상공에서는 최신형 헬기 29대가 창당 100주년을 상징하는 ‘100’ 대형으로 천안문광장을 향해 비행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전투기 10여대는 ‘71’ 편대로 모양을 유지하며 하늘을 날았다.

시 주석은 광장 안 성곽에 걸린 초상화 속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과 같은 차림으로 연단에 섰다. 중국에서 국부로 추앙받는 마오쩌둥과 시 주석이 아래위로 자리한 모습이 생중계됐다. 공산당 창당 100년이라는 역사적 순간에 시 주석 스스로 마오쩌둥 반열에 올랐음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이 입은 중산복은 중국의 정치가 쑨원이 1911년 신해혁명 뒤 개혁 정책의 일환으로 만든 근대 예복이다. 쑨원의 호인 중산에서 이름을 따왔다. 중국은 신해혁명을 국민당이 주도한 구민주주의 혁명과 구분해 공산당이 이끈 신민주주의 혁명으로 평가한다.

시 주석은 1시간 5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모습을 부각했다. 중화민족의 부흥이 곧 공산당 100년의 역사임을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의 눈부신 발전 성과를 극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굴욕의 역사인 아편전쟁까지 언급했다. 그는 “1840년 아편전쟁 이후 중국은 반식민지, 반봉건사회가 되는 모욕을 당했다”며 “인민의 위대한 각성 속에서 탄생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중국의 결합은 세계 발전 구도를 바꿨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연설 마지막 “위대하고 영광스럽고 올바른 중국 공산당 만세, 중국 인민 만세”를 외치자 참석자들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박수는 1분가량 이어졌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인 1일 수도 베이징의 천안문광장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겸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가 후진타오 전 주석을 자리로 안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공산당 100주년 기념 행사에는 중국 지도부 전원이 참석했다. 후진타오 전 주석, 원자바오 전 총리 등 전직 지도자들도 자리했다. 그러나 2019년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식 때 부축을 받으며 등장해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장쩌민 전 주석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베이징에는 종일 비가 예보됐다. 그러나 시 주석 연설과 사전 공연이 펼쳐진 3시간 내내 천안문광장 일대엔 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러다 오후 들어 천둥 번개를 동반한 큰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은 하늘도 중국을 돕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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