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저하고’ 물가 3개월 연속 2%대, 하반기 더 오른다

농산물·석유류 등 생활 밀접 품목 중심 급등

석 달 연속 2%대 상승 2018년 이후 2년여만
“돈 더 풀면 위험”에도
홍 부총리 “현재 재정정책 기조 유지”
“인플레 우려 수준 아냐” 시각도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4% 오르면서 석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먹거리와 석유류 등 생활 밀접 품목 물가가 많이 오르다 보니 물가 상승에 대한 체감도도 높다.

백신 접종 확대로 경기 회복세가 더 가파를 하반기에는 수요 급증으로 인한 물가 상승의 압력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같은 돈 풀기가 더해지면 인플레이션(통화량 증가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계속 오르는 현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로 1년 전보다 2.4% 올랐다. 지난 4월(2.3%), 5월(2.6%)에 이어 석 달 연속 2%대 상승이다. 물가가 3개월 연속 2%대 상승한 것은 2018년 9~11월 이후 2년 7개월 만의 일이다. 2분기(4~6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분기 단위로는 3.0%였던 2012년 1분기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다.

품목 성질별로는 농·축·수산물(10.4%)과 석유류(19.9%)의 상승이 눈에 띄게 컸다. 특히 달걀(54.9%)과 마늘(48.7%), 고춧가루(35.0%), 쌀(13.7%) 등 먹거리가 가파르게 올랐다. 달걀값 급등은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산란계가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달걀 수입 물량을 7000만 개까지 확대했지만, 여전히 가격 안정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경유(22.4%), 휘발유(19.8%) 등 가격도 치솟았다.

소비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460개 품목 중 소비자가 자주 사는 쌀, 채소, 돼지고기, 의복 등 141개 품목을 따로 뽑아 산출하는 생활물가지수도 지난달 1년 전보다 3.0% 올라, 5월(3.3%)에 이어 두 달 연속 3%대 상승을 기록했다.

문제는 하반기에 물가 상승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우선 하반기에 백신 접종이 늘면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경제 활동과 소비가 확대되면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자연히 유가나 원자재발(發) 물가가 다시 꿈틀거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도 앞서 지난 5월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가 상반기에는 1.7%, 하반기에는 2.0% 각각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가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에 낮고 하반기에 높은 현상)’ 양상을 띤다는 얘기다.

여기에 정책 변수도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조찬회동에서 “재정정책은 코로나 충격에 따른 성장잠재력과 소비력 훼손을 보완하고 취약 부문까지 경기회복을 체감하도록 당분간 현재 기조를 견지하겠다”고 말했다.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상황에서도 당분간 확장재정 기조를 이어간다는 의미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처럼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는 상황에서 2차 추경과 같이 경기부양 목적의 재정 정책이 이어지면 인플레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재정을 통한 취약계층 지원에 방점을 찍었지만, 내년 대통령 선거 등을 앞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기본소득 등 현금 지급 정책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최근 물가 상승이 일시적 성격이 짙어 아직 경제 전체의 인플레를 우려할 단계까지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최근 농산물 가격 급등은 기후나 작황, AI 같은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크고 석유류 가격 급등도 지난해 유가 급락의 기저효과”라며 “수요 회복에 따른 근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1%대라 당장 인플레를 우려할 수준까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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