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게 두려운 일이 됐다… ‘밥상 물가’ 30년만에 최악

하반기 물가 안정 속단 어려워


지난해 하반기부터 치솟은 ‘밥상 물가’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농축수산물 물가는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하반기에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 보고 있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아 속단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6월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전년 누계 대비 12.6% 뛰었다. 이는 2011년(12.5%)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상승률이며, 상반기 기준으로 1991년(14.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9.7%)을 제외하면 8월부터 꾸준히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상황은 더 두드러진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파는 156.6% 급등해 1994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사과(54.3%) 역시 1999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배(47.0%), 복숭아(43.8%) 등 과실류도 급등세를 보였고 달걀은 38.9% 올라 2017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오랜 기간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세가 이어진 이유는 여러 가격상승 요인들이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이다. 긴 장마와 잦은 태풍, 한파 등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이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외에 재배면적 감소와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 코로나19 장기화로 집밥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하반기 농축수산물 물가가 안정화되리라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낮았던 물가에 대한 기저효과가 축소될 뿐 아니라, 주요 작물의 수확기가 도래하면서 공급이 확충돼 가격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정부는 또 최근 전월비 기준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4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농축수산물 가격이 워낙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에 따라 움직이는 점은 변수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축산은 가축질병, 농산물은 장마·태풍·폭염·한파 등 기상 여건에 따라 수급 상황이 크게 좌우된다”며 “해당 조건들은 선제적인 대처가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늘 ‘평년 수준의 기상수준을 유지한다면’과 ‘가축질병이 발생하지 않는다면’이라는 단서를 달고 수급량을 예측한다. 문제는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이변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밖에 추석 성수품 수요 증가 등 요인도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재해예방 조치, 성수품 관리방안 마련 등 품목별·시기별 맞춤형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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