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盧·文·민주당 적통’ 자임한 이낙연, ‘공정성장’ 이재명에 맞불놨다

이낙연 전대표, 대권 도전선언
민주당 정통성, 선별복지 앞세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5일 대권 도전 출사표에서 민주당 정통성과 선별복지 정책을 앞세워 공정 성장을 표방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맞불을 놨다. 당내 1위 주자인 이 지사와 차별화를 통해 현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다. 이 전 대표는 기본소득 등 주요 현안마다 이 지사를 직격하며 실책을 유도하는 전략도 함께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공개한 약 8분40초 분량의 유튜브 출마영상에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각각 2~3차례 거론하며 민주당의 정통성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세 분 대통령은 저에게 학교였다” “(세 분의) 평화외교를 이어가며 시대에 맞게 발전시키겠다” 등의 표현으로 민주당 적통을 자임했다. 정통성을 중시하는 당원 표심을 집중 공략해 대중성을 갖춘 이 지사를 따라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전 대표가 가지는 안정감을 경선 과정에서 집중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2000년 정치 입문 뒤 20년 넘게 다양한 정치 경험을 부각시키고, 돌출 발언을 내놓는 이 지사와 대비시킨다는 전략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당의 많은 의원이 (이 지사의 안정감을) 걱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 지사를 직접 견제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또 4선 의원, 전남지사, 국무총리, 집권당대표로 이어지는 이 전 대표의 화려한 이력을 내세워 유능함을 강조했다. 같은 이미지를 선점하고 있는 이 지사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두 후보 모두 “약속하면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를 정치 자산으로 삼아왔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가 경국대전을 고치는 일이라고 평가절하했던 개헌의 필요성도 관철했다. 그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강화하도록 헌법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복지 정책과도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 지사가 보편복지인 기본소득을 간판 정책으로 삼은 데 반해 이 전 대표는 선별복지인 신복지를 전면 배치했다. 중·고소득층 대신 저소득층에게 복지혜택을 집중하자는 선별복지는 다수 민주당원이 선호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품격있는 신사 이미지도 이 전 대표가 자랑하는 비교우위 중 하나다. 이는 도덕성 이슈를 안고 있는 이 지사의 약점이기도 하다. 이 전 대표는 “높아진 국격에 부응하는 외교를 저는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당면 과제로는 주류세력인 친노(친노무현) 및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의 지지확보가 꼽힌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 적통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다수 친문 의원들은 여전히 거취를 결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 친노 인사인 이해찬 전 대표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캠프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는 상황도 부담스럽다. 민주당 적통을 자임하는 또 다른 후보인 정세균 전 총리와의 단일화 여부가 이 전 대표의 경선 결과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도 확장성을 입증하는 것 역시 이 전 대표 앞에 놓인 과제다. 이 전 대표는 올해 초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밝히며 외연 확장을 노렸지만, 강성 지지층의 반발로 금세 번복했다. 당대표로서 지난 4·7 재보궐선거를 진두지휘했지만 돌아선 부동산 민심에 참패한 것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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