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vs 반이재명 격화…‘추미애’마저 태세전환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에 나선 후보 8명이 6일 오후 3차 TV토론회를 열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이날 후보들은 선두주자인 이재명 후보를 향해 집중 공세를 퍼부으면서 이재명 대 반이재명 대치가 더욱 격화됐다. 1, 2차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를 옹호하면서 차별화 전략을 꾀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까지 ‘바지’ 발언을 비판하며 태세전환에 나섰다.

당초 경선 흥행 실패를 우려했지만 경선 일정 연기부터 국민면접과 김경율 면접관 배제 논란, 송영길 대표의 ‘대깨문 발언’, 이재명 후보의 ‘바지 발언’ 등이 이어지면서 비교적 흥행엔 성공한 모양새다. 다만 이재명 후보에 대한 협공이 거세지면서 당내 파열음도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선 이재명 후보의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양승조 후보는 기본소득을 겨냥, “빛 좋은 개살구”라며 “신뢰에 금이 갔다. 이제 와서 제1공약으로 발표한 바 없다고 하면 당혹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1, 2차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를 두둔, ‘추-명 연대’ 관측까지 낳았던 추미애 후보마저 “갑자기 (기본소득이) 대표공약이 아닌 것처럼 성장 우선이라고 하나”라며 태세 전환에 나섰다. 특히 추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전날 TV토론에서 여배우 스캔들에 대한 추궁에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답했다가 논란이 된 것을 지적하며 “민망하고, 놀랍기도 하고, 엉뚱하고 부적절했다. 사과를 하시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유감스럽다”고 했다. 박용진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이전에는 그렇게 자신감이 넘쳤는데, ‘부자 몸조심’을 하시는지 ‘김빠진 사이다’가 아니냐는 우려가 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같은 경우 몸만 풀다 쓰러지지 않을까 하고 이재명 후보는 몸 사리다 주저앉는 거 아닌가 걱정이 든다”고 비꼬았다.

이낙연 후보도 이재명 후보에게 “이상하게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관대해 보인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한때는 대통령이 되면 검찰총장으로 누구를 시키겠느냐고 해서 윤 전 총장을 지목한 때도 있었다. 문재인 당시 후보도 똑같이 말했다”며 “제가 사람 보는 눈이 부족했던 것 같다. 결국 그분이 잘 속인 것”이라고 답했다.

이낙연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거친 입’을 거론, “지도자 언어의 품격, 신뢰도가 국가 위상까지 영향 미친다 생각한다”며 이재명 후보를 은근히 겨냥했다.

이재명 후보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주도권토론 차례에서 박용진 후보를 지목하며 “상대를 공격하려면 팩트에 의해서 해야지, 상대의 주장을 왜곡한 뒤에 공격하는 것은 자중해 달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당이 분열하면 필패한다’는 김두관 후보의 언급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정치는 단체경기라 내부경쟁을 하더라도 선을 넘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또한 4·7 재보궐선거 패인과 관련, 무공천 번복을 들어 당대표였던 이낙연 후보 책임론을 우회 제기했다. 이에 이낙연 후보는 “당원과 함께 최선을 다해 판단했다. 결과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을 놓고도 격돌했다. 이재명 후보는 “공공택지에 주택을 로또분양할 게 아니라 임대주택으로, 공공임대로 평생 살 수 있도록 역세권 주변에 좋고 넓은 평수의 아파트를 지으면 된다”며 “이런 ‘기본주택’을 대량 공급하면 공급을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께서 주택 문제 때문에 너무 고민이 많으시고 고통이 크다. 결과적으로, 의도는 좋았지만 결국 성과는 잘 못냈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 총리 출신인 이낙연 후보는 “부동산과 관련해 국민께 걱정을 끼친 점 거듭 송구하다”며 “주택 문제의 3원칙이 있다. 무주택자에게 희망을, 1주택 실수요자에게 안심을, 다주택 투기자에게는 책임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하방, 옥탑방, 고시원 지옥고를 단계적으로 없애겠다. 주택부를 신설해 주도적으로 주택정책을 펼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세균 후보도 “주택문제가 국민에게 큰 걱정을 끼쳤다. 이 정부의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 “제가 공급폭탄이라는 말까지 썼는데, 5년간 280만호 주택을 공급하겠다”며 “공급 확대로 주택가격이 안정되면 세제나 금융시스템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미애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은 옳았지만, 섬세하지 못했다. 운이 나빴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신규택지 공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 부작용이 문재인 정부에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용진 후보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여러 애를 썼지만, 시장의 신호를 무시하다가 정책적 실패를 봤다”고 정면비판했다.

‘조국 이슈가 재보선 패인이라는 일부 평가에 동의하나’라는 O·X 질문에 정세균 양승조 박용진 후보 3명만 동그라미 팻말을 들었고, 이재명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최문순 후보는 엑스 표시를 냈다.

양승조 후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개혁은 백번 옳았지만, 부인·자녀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고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 질문에 대한 부연성 발언은 따로 하지 않았다. 추미애 후보는 “180석을 줬는데도 할 일을 제대로 않는다는 지지층의 불만이 있었다.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며 이낙연 후보를 겨냥했다.

재난지원금 지원 범위를 놓고는 양론이 팽팽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번 지원금의 성격은 복지가 아니라 경제활성화와 재난에 대한 위로금 형태”라며 전 국민 지급을 주장했고, 박용진 후보도 “소득 기준으로 (선별)하면 일 열심히 하는 맞벌이가 소외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공감했다.

반면 정세균 후보는 “대통령에 보고해서 확인된 문제인데, 이러쿵저러쿵 밖에서 얘기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소득 하위 80% 선별지급안 유지 입장을 폈고 이낙연 후보도 “당정 간 합의가 끝났다. 부자에게 20만원을 주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며 공동전선을 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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