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여가부 폐지 공약…女단체 “책임 전가 꼼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 뉴시스

야권 대선 주자의 잇단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 공약에 한 여성 단체가 “남성 정치인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꼼수”라며 비판했다. 여가부는 아직 입장을 낼 계획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6일 SNS를 통해 “제가 대통령이 되면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9대 대선 때도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놓았다.

유 전 의원은 “여성가족부가 과연 따로 필요할까?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고, 정부의 모든 부처가 여성 이슈와 관계가 있다”며 “여가부라는 별도의 부처를 만들고 장관, 차관, 국장들을 둘 이유가 없다. 여가부 장관은 정치인이나 대선 캠프 인사에게 전리품으로 주는 자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 직속으로 양성평등위원회를 만들고, 여가부 기능을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보건복지부 등으로 나누자고 주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같은 날 SBS 인터뷰에서 “저는 여성가족부 같은 것들이 여성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안 좋은 방식이라 본다”며 “여성가족부는 사실 거의 무임소 장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빈약한 부서를 가지고 그냥 캠페인 정도 하는 역할로 전락해버렸는데 그렇게 해서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불평등 문제가 있다고 해도 잘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당내 청년문제와 관련한 플랫폼 ‘요즘것들연구소’ 시즌2 출범식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여가부는 사실상 젠더갈등조장부가 됐다”며 거들었다.

야권 대권 주자의 여가부 폐지 공약 등에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최근 논평을 통해 “여성가족부와 여성가족부 장관에게만 과도한 비난의 화살을 겨누는 것은 실질적 권력을 갖고 있는 남성 정치인들이 했던 각종 비위와 잘못된 관행의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려는 질 낮은 꼼수”라고 했다.

이어 공군 성폭력 사건과 성비위 교사 등을 언급하며 “정부 부처 내에서 일어나는 상급자에 의한 성비위 사건들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부처들이 여성가족부보다 젠더 관점에 기초한 정책을 잘 수행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근거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여가부 장관 인사에 대해서도 “모든 부처 그리고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수많은 자리들이 대선 캠프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주는 전리품으로 전락했다”며 “그럼에도 여성가족부 장관만이 능력 없고 자격 없는 전리품 인사로 취급되는 것은 여성의 성취를 특혜로 인식하는 기존 남성 중심적 시각의 다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양성평등위원회 설치에 대해 “대통령 직속 위원회라도 인적·물적 자원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즉 위원회가 권고한 일을 전적으로 담당해 처리할 수 있는 부처가 있어야만 성평등이 정책이 실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가부는 여러 매체를 통해 “(여가부 폐지 공약에 대한) 입장문을 내거나 할 계획은 아직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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