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연예·스포츠 > 스포츠

[세상에 없던 올림픽] 13시간 만에 도착한 도쿄 숙소


“휴~” 안도의 한숨이 길게 나왔다. 새벽 6시 30분에 집을 나서 일본 도쿄 숙소에 들어서자 어느덧 저녁 7시 30분이 되었다. 2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는 일본을 이래저래 13시간 걸려 도착한 것이다. 숙소의 상황은 한국에서 예상한 것보다 열악했다. 처음 예약한 숙소가 미디어 숙소가 아니라며 도쿄 올림픽 조직위는 일방적으로 숙소를 지정해 통보했다. 출국이 불과 10여 일밖에 남지 않았었다.

조직위가 제시한 숙소는 일본치고도 방이 유난히 작다는 리뷰가 대부분이었다. 다른 선택지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예약을 했다. 오랜 시간 입국 절차로 인해 지친 몸을 이끌고 도착한 숙소는 여행용 가방을 열면 지나갈 공간조차 없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3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물리적 공간도 작거니와 자가격리의 심리적 압박까지 더해져 갑갑함이 배가 되었다. 숨을 내쉬기 위해 창문을 열었다. 창밖에 풍경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불과 세 뼘 정도의 공간 뒤로 옆 건물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벽 뷰’였다.

입국 과정 역시 만만치 않았다. 코로나 19 상황에 치러지는 올림픽이다 보니 일본 정부에서 깐깐하게 요구조건을 달았다. 각종 서류 제출 요구는 물론이고 미리 설치하고 가야 하는 애플리케이션도 몇 가지가 되었다. 문제는 어느 하나 쉽게 되는 게 없었다. 서류는 제출해도 승인에 한참이 걸렸고, 서류가 승인되지 않자 깔아둔 애플리케이션도 작동하지 않았다.

<2021년07월11일 도쿄=김지훈기자 dak@kmib.co.kr>11일 오후 일본 나리타공항에 입국한 올림픽 관계자 및 취재진들이 코로나 PCR 결과를 기다리며 라운지에서 대기하고 있다.


한국의 대다수 취재진이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었다. 찜찜한 기분을 지우지 못하고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공항 이동통로에서 1시간가량 대기를 했다. 먼저 도착한 비행기 탑승객의 코로나 검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후 PCR 방식으로 코로나 검사를 했다. 눈금이 그어진 플라스틱 소재 샘플 채취 키트에 침을 뱉어서 모으는 방식이다. 지정된 칸막이 안에서 검사하는데 침이 잘 나오도록 벽에 우메보시(매실 절임)와 레몬 사진이 붙어 있었다. 사진 밑에는 친절하게 ‘Imagine’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다. 물론 침이 고이는데 큰 효과는 없다. 콧속을 헤집는 방식에 비교해 고통은 없지만 침을 일정량 모아 뱉고 있는 과정 역시 유쾌하지는 않다.

<2021년07월11일 도쿄=김지훈기자 dak@kmib.co.kr>11일 오후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 외벽에 ‘TOKYO 2020’ 문구가 붙어 있다.


검사를 마치자 푹신한 소파가 놓인 라운지로 이동해 검사 결과가 나오길 기다렸다. 지루한 기다림 끝에 음성 결과가 나왔다. 검사 후 결과까지 대략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됐다. 출국 전 소문으로는 3~4시간 걸린다고 했으나 예상보다 시간이 적게 걸렸다. 음성 결과지를 가지고 마침내 입국심사대로 향했다. 미리 설치해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두어 번 QR코드를 찍자 길었던 입국 절차가 마무리됐다. 국제대회 취재에서 입국 자체는 시작에 불과하다. 반면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입국은 이뤄야 할 목표 중 하나였다. 우여곡절 끝에 입국을 했다. 이제 자가격리가 기다린다.

도쿄=김지훈 기자 dak@kmib.co.kr

[세상에 없던 올림픽]
[세상에 없던 올림픽] 개·폐회식 해도 잔치는 없다
[세상에 없던 올림픽] ‘음성’ 입증할 병원이 부족하다
[세상에 없던 올림픽] ‘15분만 편의점 외출 가능’ 양심에 맡긴 자가격리
[세상에 없던 올림픽] ‘젖줄’ 된 도쿄의 자전거 배달원들
[세상에 없던 올림픽] 코로나 이어 도로 통제… 쌓여가는 개최국 스트레스
[세상에 없던 올림픽] 불만 터진 선수촌 “오모테나시” 어디로?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