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에서 53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탈환했다. 무패 우승을 달성한 이번 대회를 포함해 A매치에서 34경기(27승 7무) 연속으로 지지 않는 ‘카테나치오(빗장 수비)’의 정수를 보여줬다.

이탈리아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결승전에서 잉글랜드와 정규시간 90분과 연장전 30분을 합산한 120분간 1대 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3대 2로 승리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개최국으로 출전했던 1968년 대회 우승 이후 반세기를 넘겨 유로 정상을 되찾았다. 잉글랜드는 유로 원년인 1960년 이후 61년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지만, 무관의 설움을 씻어내지 못했다. 축구 종주국인 잉글랜드의 메이저 타이틀은 1966 잉글랜드월드컵 우승이 유일하다.

잉글랜드는 킥오프 1분 57초 만에 투진 루크 쇼의 선제골로 승기를 잡는 듯했다. 쇼는 이탈리아 진영 오른쪽에서 골대 앞으로 넘어온 키이런 트리피어의 크로스를 왼발로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이탈리아는 후반 22분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레오나르도 보누치는 마르코 베라티의 헤딩슛이 잉글랜드 골키퍼 조던 픽포드의 선방으로 막히자 다시 슛을 때려 동점골을 터뜨렸다.

그 이후 연장전까지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승자는 승부차기에서 결정됐다. 이탈리아 2번째 키커 안드레아 벨로티의 슛이 픽포드에게 막혔지만, 잉글랜드 3번째 키커 마커스 래시포드가 실축하고 4번째 키커 제이든 산초의 슛이 이탈리아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에게 가로막혀 박빙의 승부를 이어갔다.

이탈리아의 5번째 키커 조르지뉴의 슛이 픽포드를 뚫어내지 못했지만, 같은 순서에서 마지막으로 찬 잉글랜드 키커 부카요 사카의 슛이 돈나룸마의 선방에 막혀 이탈리아의 우승이 확정됐다.

이탈리아 주전 골키퍼로, AC 밀란 소속인 돈나룸마는 유로 2020 최우수선수 격인 ‘플레이어 오브 더 토너먼트’를 수상했다. 1996년부터 수여된 이 상을 손에 넣은 골키퍼는 돈나룸마가 처음이다. 돈나룸마는 우승까지 4실점만 허용했다.

이미 5골씩을 넣고 팀의 탈락으로 짐을 꾸린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체코의 파트리크 시크는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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