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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유로 2020 우승 실패 후폭풍…폭력 난무·감염 확산

유로 기간 4배 치솟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선수 향한 인종차별, 폭력 사태 등 수습 골머리
우승국 이탈리아는 길거리 축제 퍼레이드

영국 잉글랜드 축구 남자 국가대표팀이 11일(현지시간) 유로2020 결승에서 이탈리아에 승부차기 패한 직후 한 잉글랜드 팬이 경기장소인 런던 웸블리 경기장 인근 길거리에서 쓰레기통을 걷어차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잉글랜드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55년만의 국가대항 메이저대회 우승에 실패한 뒤 후폭풍에 휩싸였다. 결승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선수를 향해 인신공격이 쏟아지는가 하면 현지 경기장에서는 폭력 사건이 속출했다. 대회 기간 코로나19 환자도 폭증했다.

잉글랜드는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20 결승전에서 이탈리아를 만나 연장까지 1대 1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에서 4대 3으로 패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수비수 루크 쇼가 이탈리아 골망을 흔들었지만 이탈리아가 후반 22분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의 득점으로 동점을 이뤘고 결국 우승컵을 가져갔다.

경기 전부터 잉글랜드 현지는 떠들썩했다. 축구 종주국인 잉글랜드가 1966년 자국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과 팬들은 잉글랜드에서 열렸던 유로 1996 주제곡 ‘풋볼 이즈 커밍 홈’(Football is coming Home·축구가 집으로 돌아온다)을 연호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코로나19 와중에도 경기 장소인 웸블리 경기장에 관중 6만명을 들여보냈다. 관중석에는 존슨 총리는 물론 영국 왕실 윌리엄 왕세손 가족이 찾아왔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 해트트릭 주인공 제프 허스트를 비롯해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웨인 루니, 모델 케이트 모스와 배우 톰 크루즈 등이 귀빈으로 방문했다.

그러나 결국 결승이 잉글랜드의 패배로 귀결되면서 경기장은 초상집으로 변했다. 승부차기를 실축한 유색인종 선수 마커스 래시포드와 제이든 산초, 부카요 사카에게는 SNS 계정으로 인종차별적 욕설이 쏟아졌다. 모두 19~23세에 불과한 선수다. 폭력 사태도 벌어졌다. 분쟁 전문매체 ‘컨플릭츠’ 기자 카일 글렌은 트위터에 “오늘 밤 웸블리에서 믿을 수 없는 폭력이 벌어졌다. 문자 그대로 한 어린이가 어른에게 주먹질을 당했고, 여러 명이 동양인 한 명을 둘러싸고 발로 머리를 가격했다. 역겨운 행동”이라고 적었다.

런던 중심부 트래펄가 광장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인파가 대거 몰렸다. 해당 공간에서 응원할 수 있는 표가 약 1500명에게만 판매됐지만 다른 이들이 난입을 시도했다. 시내에서 웸블리 경기장으로 향하는 ‘올림픽웨이’에는 술 취한 팬들이 맥주캔과 병을 던지고 홍염을 터뜨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잉글랜드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대회 기간 4배 넘게 치솟았다. 개막일인 지난달 11일 6615명이던 게 지난 10일에는 3만724명이다. 잉글랜드 내 백신 접종 완료 인구 비율이 51.7%로 높지만 대회를 개최하며 경계심이 흐트러지고 변이 바이러스까지 기승을 부린 결과다. 일간 가디언은 “존슨 총리가 19일 코로나19 관련 제한을 전면 해제하려 계획했으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우승국 이탈리아에서는 길거리에서 축제가 벌어졌다. 1968년 자국에서 열린 유로 대회 우승 이후 53년 만에 들어올린 유로 우승컵이다. 자국 리그 세리에A가 유럽무대에서 침체기를 맞은 와중에 거둔 성과이기에 기쁨이 더했다. 로마와 밀라노 등 주요도시 길거리에는 이탈리아 국기를 단 채 경적을 울리며 축하하는 차량과 인파가 쏟아졌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특별한 기쁨”이라며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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